美, 옐친에 부패척결 촉구…러, 서방 보도태도 비판

  • 입력 1999년 9월 17일 09시 15분


러시아 마피아의 뉴욕은행 돈세탁 사건과 관련해 국제통화기금(IMF) 지원금이 유용됐다는 새로운 증언이 제기된 상황에서 매들린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이 16일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에게 부패를 단호히 척결할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이에 대응해 수사 공조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중인 러시아 수사진은 미국측이 돈세탁 사건에 대해 어떠한 증거도 제시하지 못했다고 반박하는 한편 옐친 대통령은 서방 언론의 보도태도를 비판했다.

또 IMF는 지난해 여름 러시아의 부분적 채무불이행 선언직전 지원된 구제금융 220억달러 가운데 39억달러가 러시아중앙은행을 통해 18개 러시아은행에 불법 지원됐다는 유리 스쿠라토프 전(前) 검찰총장의 주장을 반박하면서 "새로운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올브라이트 미 국무장관은 이날 카네기 국제평화재단에서 행한 연설에서 "부패가 러시아의 등을 뒤로 잡아 끌고 있다"고 지적하면서 "옐친 정권은 부패 척결을 최우선 과제로 설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올브라이트는 "러시아의 사법체제는 잘 조직된 범죄자들에게 제대로 대처하지못하고 있으며 러시아 조직범죄는 이제 국경을 넘어 멀리까지 촉수를 뻗치고 있다"고 우려했다.

러시아에 우호적인 클린턴 행정부의 외교정책 책임자인 올브라이트 장관의 이같은 발언은 미 의회에서 지난 91년이후 러시아에 제공된 900억달러의 지원금의 사용처와 돈세탁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그러나 옐친 대통령은 이날 서방언론의 러시아에 대한 비방을 비난하면서 이에적극 대처할 것을 이고르 이바노프 외무장관에게 지시했다.

옐친은 "러시아 및 다른 나라 관계에 나쁜 영향을 미치는 돈세탁 스캔들과 같은보도가 허용돼서는 안된다"고 강조했다.

또 돈세탁 사건 공조수사를 위해 워싱턴을 방문한 러시아 수사진을 이끌고 있는빅토르 이바노프 연방보안국(FSB) 부국장도 "미국 수사기관은 어떠한 증거도 러시아측에 제시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이바노프 부국장은 "많은 신문이 미 연방수사국(FBI)과 재무부 등의 믿을만한소식통을 인용하고 있으나 이런 보도내용을 입증할만한 정보는 없다"고 말했다.

[워싱턴 모스크바 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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