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해빙무드/北에 미치는 영향]눈앞 실익보다 외교적…

  • 입력 1999년 9월 18일 17시 57분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로 북한이 얻을 수 있는 실익은 무엇일까.

정부 당국자들은 북한의 경제규모가 워낙 작아 미국과의 직거래를 통해 당장 얻을 수 있는 이익은 많지 않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의 이번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의 골자는 △교역 △투자 △금융거래 등의 허용과 △항공기 선박의 북한 운항 등이다.

우선 북―미 교역에서는 쌍방이 서로 주고받을 것이 많지 않다. 고작해야 북한은 마그네사이트 등 일부 천연광물을 수출하고 일부 곡물을 미국에서 수입하는 정도가 될 전망이다. 미국 상품이 상륙한다 해도 북한주민들의 구매력이 없어 물건이 잘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

투자분야에 있어서도 북한의 경직된 체제나 사회간접자본, 폐쇄적 경제운영방식 등으로 인해 서방 기업들이 선뜻 투자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북한에 대한 투자가 본격화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경제체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체제에 가깝게 변신할 필요가 있어 북한과의 교역경험이 풍부한 한국 기업들을 통한 우회투자가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

북―미간의 교역이 활성화되지 않는 한 양국간 금융거래도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항공기나 선박의 입항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양국간 별도의 항공협정이나 해운협정이 필요하다.

이 때문에 이번 대북 경제제재 완화조치는 경제적 실익보다는 정치 외교적 부수효과가 더 클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이와 함께 한국전쟁 이후 50년만에 북한에 대한 ‘제재’라는 빗장이 풀리는 바람에 동남아나 유럽 국가들이 미국의 눈치를 보지 않고 북한과의 거래가 가능해져 교역이 소규모나마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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