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간지 모스코프스키 콤소몰레츠(MK)지는 최근 체첸반군의 다게스탄 침공이 옐친대통령의 측근인 보리스 베레조프스키의 사주에 의한 것이라고 폭로했다. 러시아 당국은 체첸반군이 폭탄테러를 사주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 있다.
MK는 베레조프스키가 카즈베크 마하셰프 체첸 부총리 및 모블라디 우두고프 전 체첸 외무장관 등과 반군의 다게스탄 침입과 반군에 지급될 것으로 보이는 돈 문제를 논의한 전화통화 녹취록을 공개했다. 신문은 베레조프스키가 부패의혹 등으로 곤경에 처한 옐친을 돕기 위해 공작을 벌여 계엄을 선포할 수 있는 불안상황을 조성했다는 분석을 곁들였다.
음모론은 베레조프스키와 경쟁관계인 블라디미르 구신스키가 주인인 ‘미디어―모스트’ 계열 언론에 의해 15일부터 집중적으로 보도돼 점점 확대되고 있다.
베레조프스키는 그러나 “신문에 공개된 통화내용은 여러차례에 걸친 통화를 짜집기한 것”이라며 MK와 구신스키를 고소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체첸측과 접촉한 사실을 부인하지는 않았다.
폭탄테러가 수그러들지 않자 러시아 경찰은 ‘회오리바람 작전’이라는 이름으로 범인 색출에 나서 용의자 30여명을 포함해 1만1000명 이상을 체포했다. 러시아 내무부는 16,17일 이틀 동안 74개의 폭발물을 발견했다며 폭발물의 양이나 설치위치 등으로 볼 때 자금력과 정보망을 가진 조직이 폭탄테러의 배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NTV는 타타르공화국에 있는 이슬람본부가 테러를 계획했으며 요르단 출신 반군 사령관 카타브가 체첸공화국에 세운 기지에서 훈련받은 테러리스트들이 범행에 나섰다고 보도했다.
외신들은 러시아군이 무기유입 차단 등 체첸을 다른 지역과 격리하는 ‘체첸 봉쇄작전’에 들어갔다고 전했다.
〈구자룡기자·모스크바외신종합연합〉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