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호기술 수출제한이 해제됨에 따라 미 컴퓨터업체의 기술수출이 활발해져 홈뱅킹이나 신용카드 등의 암호 수준이 높아지고 ‘사이버 사생활 보호기능’이 향상될 것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미 법무부와 연방수사국(FBI) 등은 고도화된 암호 기술이 수출될 경우 범죄와 테러단체 등에 의해 악용돼 범죄추적이 어려워지는 등 미 국익을 해친다며 수출제한을 주장해왔다.
이에 반해 미 컴퓨터 업계는 △사이버 공간에서 해킹 등으로부터사생활을 보호하고 △외국의 암호기술중 이미 800여개가 미국의수출품보다 우수해 선진외국이 함께 수출을 제한하지 않을 경우 효과가 없으며 △미 컴퓨터 업체의 경쟁력이 떨어진다며 암호 기술 수출제한에 반대해왔다.
미 월스트리트저널은 18일 컴퓨터 전문가들의 말을 인용해 56비트 크기의 암호는 이미 수일만에 해독할 수 있기 때문에 암호로서의 기능을 잃어가고 있다고 전했다.
이번 해제 조치는 앨 고어 부통령의 주도로 이뤄졌으며 2000년 대선전략과도 관련이 깊다고 신문은 보도했다. 즉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텍사스주 주지사에 비해 ‘실리콘 밸리’에서 열세를 보이고 있는 고어부통령이 컴퓨터 업계의 지지확보를 위해 이들의 숙원을 해결했다는 것이다.
백악관은 미국이 테러국가로 지정한 이란 이라크 등 7개국에 대한 수출제한은 여전히 계속된다고 밝혔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