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 한인회(회장 승은호)는 17일 비상대책회의를 열어 청와대와 국민회의 한나라당 자민련 등에 파병반대 탄원서를 보냈다. 한인회는 탄원서에서 “한국군 전투병력과 동티모르 민병대 간에 유혈사태가 빚어질 경우 인도네시아 교민들에 대한 테러가 자행될 수 있다”며 전투병력 파견 결정을 재고해 줄 것을 촉구했다.
한인회는 또 국제사회의 일원으로서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라면 전투병력보다는 식량과 의료지원으로 대체하거나 비전투 요원을 파견해달라고 요구했다.
한인회는 또 20일자 국내 일간지 광고를 통해 전투병력 파견 반대입장을 공개 천명하고 나섰다. 한인회의 한 관계자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2만여명의 인도네시아 교민들이 불안감에 떨고 있다”며 “작년 5월 화교에 대한 테러와 같은 사태가 한인들에게도 재연될까봐 우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같은 인도네시아 교민 반발 진화작업에 나선 외교통상부는 20일 성명을 내고 “우리의 다국적군 참여결정에 대해 인도네시아 정부는 환영입장을 밝히고 우리 정부의 협력에 사의를 표했다”며 다국적군의 파견이 인도네시아 정부의 요청에 따라 이뤄졌음을 강조했다.
홍순영(洪淳瑛)외교통상부장관도 이날 자우하리 나타트마자 주한 인도네시아 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파병으로 인한 교민들의 불이익이나 피해가 없도록 조치해달라고 당부했다.
나타트마자대사는 이 자리에서 “국제사회의 합의에 의한 한국군의 동티모르 파병에 전혀 반대하지 않으며 우리는 오히려 이를 환영하는 입장”이라며 “특히 한국정부의 파병이 양국관계에 악영향을 주는일은 없을것”이라고 강조했다. 현재 정부 추산 인도네시아 교민은 1만여명이며 동티모르에 진출했던 삼림개발업체와 섬유업체등은 내전이 격화되면서 상당수가 자카르타등으로 이미 철수한 상태다.
〈윤영찬·이희성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