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美 核-미사일 전문가회담 잘 풀릴까?

  • 입력 1999년 9월 20일 19시 42분


미국의 대북경제제재 완화조치가 발표된 뒤 북한이 할 일은 장거리 미사일 실험발사의 유보를 공개적으로 천명하는 것이다. 이런 과정이 끝나면 10월 중 양측 간의 후속접촉이 이뤄지고 여기서 ‘페리 구상안’의 2단계 조치, 즉 북한 핵과 미사일의 동결을 위한 전문가회담 일정이 잡히게 된다.

전문가회담은 크게 핵과 미사일 회담으로 나눌 수 있다. 북―미 간 핵전문가 회담의 요체는 94년 북―미 제네바 기본합의의 내용을 보완하는 것이다. 미국은 당시 기본합의를 통해 영변지역의 흑연원자로 3기 가동중단과 함께 방사화학실험실(핵재처리시설)과 핵연료봉 생산시설 가동을 중단시키는데 성공했다.

하지만 당시의 합의는 영변지역에 국한돼 금창리 지하터널과 같은 새 의혹지역에 대해서는 추가합의를 필요로 해 미국의 골칫거리가 돼 왔다. 따라서 미국측은 이번 전문가회담을 통해 북한 내 핵의혹시설에 대한 포괄적인 접근이 수시 가능토록 협상을 타결시키겠다는 입장이다.

미사일 협상의 핵심은 북한의 미사일 실험 개발 배치 수출 등을 억제시켜 북한을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 가입시키겠다는 것. 북한과 미국 양측은 3월까지 모두 네 차례의 미사일 협상을 했지만 아직 성과는 없는 상태다.

핵이나 미사일 협상이 원만히 타결되려면 미국은 북한측에 유무형의 ‘선물’을 추가로 내놓아야 한다. 미국측이 준비할 수 있는 선물은 북한측이 원하는 북―미 수교나 경제지원,추가 제재완화 등이다.

하지만 타결 순서는 이번 베를린회담의 결과와 마찬가지로 미국이 하나를 내놓으면 북한이 이에 화답하는 지그재그식 주고받기가 될 가능성이 높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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