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오히려 ‘의례적’인 것은 정부측의 설명같아 보인다.
페리는 보고서 작성이후 은퇴할 것이라는 일반의 예상과는 달리 북―미관계 해결을 위해 뭔가를 더 하겠다는 강한 의욕을 보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최근 페리를 만나고 돌아온 정부의 한 고위인사는 “그가 한반도문제 해결에 남은 여생을 바치겠다는 각오를 가지고 있더라”고 전하기도 했다.
그가 북―미간 고위급회담을 위해 다음달 방미(訪美)할 것으로 보이는 강석주(姜錫柱)북한외무성 제1부상의 대화 파트너가 될 것이란 관측도 있다. 더욱이 그의 이번 방한에는 웬디 셔먼 미국무부 자문관까지 동행한다. 따라서 그의 방한을 단순한 예방으로만 보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일각에서는 그의 이번 방한을 ‘새로운 시작’을 위한 준비로 보기도 한다. 즉 페리 구상의 1단계인 북한의 미사일 발사 유보와 미국의 대북 경제제재완화 방침이 가시화되면서 이제는 북한의 미사일과 핵개발 원천 동결이라는 2단계 과정을 시작하기 위한 첫 행보라는 것이다.
제2단계 과정에 진입하기 위해서는 한국 일본과의 협의와 정책조율이 절대 필요하다.
특히 북―미 고위급회담을 앞두고 한미일 3국과 북한간의 ‘줄 것’과 ‘받을 것’을 확실히 정리하고 협상전략을 짜는 큰 틀의 협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