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르비 부인 라이사 23일 장례식…1천여명 참석 애도

20일 사망한 미하일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의 부인 라이사 여사의 장례식이 23일 모스크바 노보데비치 수도원에서 치러졌다.

장례식에는 고르바초프 등 유족과 헬무트 콜 전 독일총리, 보리스 옐친 러시아 대통령의 부인 나이나 여사, 예브게니 프리마코프 전 러시아총리, 모스크바 주재 각국 대사 등 1000여명이 참석했다.

특히 독일인들이 대거 참석, 고르바초프 부부가 독일에서 누리고 있는 인기를 짐작하게 했다. 노보데비치 수도원에는 작가 안톤 체호프와 니키타 흐루시초프 전 소련공산당서기장 등 많은 러시아 저명인사들의 묘가 있다. 라이사는 전설적인 배우 유리 니쿨린의 옆에 안장됐다.

고인에게 추모사를 바치려는 인사들이 많아 추모사는 1인 2분으로 제한됐다. 콜 전 독일총리는 “독일인들은 고르바초프 전대통령과 고인에게 큰 빚을 졌다”며 “두 사람은 독일인의 가슴에 영원히 남을 것”이라고 추모했다. 러시아 영화감독 니키타 미할코프는 “라이사를 구하기 위해 독일이 애써준데 대해 감사한다”고 답례했다.

침울하지만 의연함을 잃지 않았던 고르바초프는 라이사의 관이 무덤으로 내려지자 손수건으로 얼굴을 가렸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