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아출신 10급 공무원 터키돕기 성금

  • 입력 1999년 9월 28일 18시 49분


“터키에서 대지진이 일어났다는 소식을 듣는 순간 저와 같은 고아가 많이 생겼을거라는 생각이 들더군요.”

법무부 산하 대전소년분류심사원(동구 대성동) 정문수위실에 근무하는 10급 기능직 공무원 임중식(林重植·56)씨가 28일 동아일보사에 전신환으로 터키돕기 성금 12만7000원을 보내왔다.

몇년 전부터 당뇨와 저혈압으로 고생하고 있는 그는 터키 지진 소식을 듣고 약값을 아껴 이 돈을 마련했다.

임씨는 “가진 사람들에겐 하찮은 돈일지 모르지만 내겐 ‘고아의 한’이 배어 있는 성금”이라며 “터키의 고아를 돕는데 이 돈이 쓰였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보육원’에서 고등학교까지 다닌 뒤 그곳을 나와 신문팔이 등으로 전전하다 29세 때인 72년 대전소년원 기능직으로 공직에 발을 디뎠다.

임씨는 “두 딸을 둔 가장으로서 이제 어느 정도 먹고 살 수 있게 됐다”며 “이번 일을 계기로 적극적으로 ‘고아 돕기’에 나설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전〓이기진기자〉doyoce11@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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