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21세기는 평등 위한 투쟁의 시대”…英비전 제시

  • 입력 1999년 9월 29일 19시 31분


“21세기의 국가는 지식에 기초한 경제, 강력한 시민사회, 그리고 국제무대에서의 자신감을 필요로 한다. 이를 성취하는 나라에만 미래가 있다. 해답은 개인이다. 개인의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게 해야 미래가 보장된다. 개인의 재능을 구현하는데 실패하면 영국은 실패할 것이다. 개인의 재능은 바로 21세기의 국부(國富)다.”

영국의 토니 블레어 총리(46)가 28일 햄프셔주 휴양지 본머스에서 열린 영국노동당 전당대회에서 21세기 영국이 추구해야할 비전을 제시했다.

▼개인들 재능이 國富▼

2만여명의 당원을 상대로 한 연설에서 블레어 총리는 “21세기는 특권과 계급이 아니라 진정한 평등에 기초한 사회를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의 이날 연설은 최근 노동당 정부의 개혁성과가 점차 나타나고 있는데 자신감을 얻어 중단없는 개혁의지를 표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그는 구시대의 편견과 낡은 관행에서 해방된 재능있는 시민이 주도하는 새로운 영국이 21세기의 모델국가가 될 것이라면서 “이제 계급투쟁의 시대가 끝나고 ‘진정한 평등’을 위한 투쟁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에 따라 다음 세기에 대비한 정부의 정책은 미래의 주인공들에게 초점을 맞춰야 한다면서 16∼18세 학생을 대상으로 한 각종 할인제도와 누구든 전화만 하면 진료를 받을 수 있는 치과 토털서비스 등의 정책을 제시했다.

▼제3의 길 구현 역설▼

그는 자신이 추구하고 있는 ‘제3의 길’은 “진보와 보수정책 사이의 새로운 길이 아니라 좌파나 우파내에 상존하는 보수주의를 벗어버리자는 진보적인 정책”이라고 설명하면서 “노동당은 일상생활에서 진보적인 ‘제3의 길’을 구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블레어 총리는 학교와 의료부문 등의 개혁이 부진한데 대한 비판을 의식한 듯 “개혁은 진행중이며 나는 아직 약속을 다 이루지 못했다”고 자인하기도 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