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일 이듬해인 91년 6월 독일의회의 결정으로 시작된 본에서 베를린으로 수도를 옮기는 대역사도 지난 달 1일 행정부와 의회가 베를린에서 공식 업무를 시작하면서 완수됐다.
서독(독일연방공화국)의 헌법인 기본법이 49년 5월 발효됐기 때문에 올해는 독일의 건국 50주년이 되는 해이기도 하다.
현재 독일은 2차대전을 일으킨 전범국이라는 멍에에서 벗어나 유럽의 중심국가로 자리잡고 있다. 미국 일본에 이어 세계 3위의 경제력을 자랑하고 있으며 유엔 분담금 납부도 세계 3위를 기록하는 등 국제사회에서 경제력에 걸맞은 기여를 하고 있다. 독일은 올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공습과 코소보 주둔 평화유지군에 참여하는 등 ‘유럽의 경찰’ 역할도 시작했다.
유럽경제통합의 견인차 역할을 할 유럽중앙은행(ECB)도 올해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옮겨왔다.
독일은 1월 나치정권하에서 자행된 유태인 등의 강제노동에 대한 보상에 착수하는 등 2차대전이 남긴 상흔을 완전히 치유하기 위한 노력도 계속하고 있다.
독일의 가장 큰 골칫거리는 10%를 넘는 실업률. 현재 서독지역 실업률이 8.8%인 반면 동독지역은16.3%에달해양쪽의 경제적 불균형이 심각하다.
동독주민들이 상대적 빈곤을 호소하는 반면 서독주민들은 통일로 경제적 피해를 보았다는 의식이 강한 것도 통일 독일의 과제로 남아있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