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 3연패 러 레슬러 카레린 의회진출 눈앞에

  • 입력 1999년 10월 1일 19시 13분


‘본업은 레슬링, 국회의원은 부업.’

내년 호주 시드니올림픽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회의원 신분의 레슬링 금메달리스트가 탄생할 것으로 보인다.

화제의 주인공은 최근 러시아에서 결성된 친정부계 단합당의 2인자인 알렉산드르 카레린(32). 신장 190㎝인 카레린은 호쾌한 기술을 구사하며 올림픽 3연패를 비롯해 12년 무패 기록을 자랑하고 있는 그레코로만형 130㎏급 세계최강자이자 러시아의 영웅이다. 26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열린 세계레슬링선수권대회에서 9번째 우승을 차지하기도 했다.

미국 MSNBC는 29일 단합당의 총재인 러시아의 비상대책장관 세르게이 쇼이구가 카레린에게 2인자 자리를 약속하고 입당약속을 받아냈다고 전했다. 단합당은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의 지원세력이 주도하다시피하고 있어 러시아 언론매체들은 ‘옐친은 최강의 친구를 얻었다”고 평하고 있다. 안드레이 노가노프 크렘린궁 내정국장은 29일 단합당이 총선에서 5%가 넘는 득표를 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러시아는 직접선거 외에 득표율이 5%를 넘는 정당에 대해 득표율에 따라 의석을 할당하는 비례대표제를 병행하고 있다. 따라서 카레린의 의회진출은 확실하다는 것.

천하무적 레슬러 카레린은 “가장 큰 목표는 시드니 올림픽에서 4연패를 달성하는 것”이라며 “국회의원은 그 다음 문제”라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올들어 세르게이 스테파신 전 총리의 스포츠담당 고문을 맡기도 하는 등 정계진출의 꿈을 키워왔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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