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00억달러' 숨고르기 끝 헤지펀드가 되살아난다

  • 입력 1999년 10월 3일 19시 59분


헤지펀드(단기 국제투기자본)가 다시 맹위를 떨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는 지난 1년여 동안 경영난을 겪어온 헤지펀드에 다시 자금이 유입되면서 헤지펀드가 다시 국제금융시장의 전면에 등장하고 있다고 최근 보도했다.

미국 최대의 공공기금을 보유하고 있는 미 캘리포니아주 ‘공공기관 퇴직자 기금’이 최근 보유 기금 1600억달러중 112억달러를 헤지펀드에 투자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영국 최대의 공공기금인 ‘석탄 연금 기금’도 헤지펀드 등에 투자할 방침을 공개했다. 이 신문은 이같은 사실로 미루어 볼 때 헤지펀드로의 자금유입이 본격화할 전망이라고 보도했다.

‘헤지펀드 위기’를 상징하는 사건은 지난해 9월 미국 롱텀캐피털(LTCM)이 파산위기에 몰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등 14개 금융기관으로부터 36억달러의 구제금융을 받았던 일. 그러나 롱텀캐피털은 지난달 지원금의 72%를 상환한 데 이어 곧 새로운 투자자본의 모집과 활동에 나설 예정이다.

미 월스트리트 저널지는 세계 금값이 지난달 29일 온스당 320달러까지 치솟아 22개월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것은 유럽 각국 중앙은행들이 향후 5년간 금매각을 자제키로 한 발표 못지않게 헤지펀드들의 투기가 크게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이에 앞서 지난달 15일 달러당 일본 엔화의 가치가 103엔까지 오른 것도 헤지펀드의 움직임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월스트리트저널지는 이와 관련해 “미국정부 등이 일본 엔화 가치의 상승을 저지할 움직임을 보이자 헤지펀드들은 재빨리 공략목표를 엔화에서 금으로 바꿨다”고 보도했다.

세계 헤지펀드는 3000여개로 이들이 운용하는 자금 규모는 4000억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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