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P통신 "노근리양민 학살 발포책임자 규명돼야"

  • 입력 1999년 10월 3일 20시 15분


미국 AP통신은 충북 영동군 황간면 노근리에서 50년7월에 발생한 미군의 한국인 양민 학살의혹 사건을 3일(한국시간) 추가보도해 이 사건을 ‘한국판 킬링필드’라고 규정하면서 당시의 최종 발포책임자 등이 밝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판 킬링필드의 풀리지 않은 의문들’이라는 제목의 보도에서 AP통신은 △피란민들에게 최후의 발포명령을 내린 지휘관은 누구인가 △피란민들이 미군에게 위협을 가하지는 않았는가 △미군 지휘계통의 어느 선까지 진상이 보고됐는가 △미 육군 제1기갑사단이나 제7연대의 지휘부는 무관한가 △미 8군 사령관 월튼 H 워커 중장이나 일본에서 한국전쟁을 총괄했던 더글러스 맥아더장군이 그런 명령을 재가했는가 등이 규명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AP의 이날 보도는 노근리 양민학살 의혹을 제기한 지난달 30일의 보도에 이어 두번째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날 ‘노근리 학살’이라는 제목의 사설에서 “미군 병사들이 양민 수백명을 학살했을 지도 모른다는 AP통신의 보도에는 불가항력적 요소가 엿보인다”며 당시는 공산군의 전면 남침에 따라 장비와 훈련이 부족한 채 전선에 투입된 미군이 무질서하게 후퇴하는 중이었다고 지적했다.

이 신문은 죄의식에 사로잡혀 호들갑을 떨 것은 없지만 진실은 밝혀질 필요가 있으며 배상문제는 공정히 다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신문은 미군의 행위에 잘못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난다면 한국을 공산주의의 침략에서 구출한 미국의 공로와 함께 견주어져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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