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근리'규명 초점]적대행위없는 양민학살은 범죄 간주

한미 행정부가 노근리 양민학살사건에 대한 진상조사에 착수키로 함에 따라 양국 진상조사단이 규명해야 할 사건의 의문점들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이 사건의 핵심 의문점은 왜 50년 7월 노근리 주민들이 대량 학살됐느냐 하는 점이다.

AP통신은 한국전 참전용사들과의 인터뷰를 인용, 미 육군 제1기갑사단 제7연대가 대량학살에 참여했다고 보도했다. 또 당시 미군사령부의 명령문이나 노근리사건 체험 주민들의 증언을 보더라도 주민들에 대한 미군의 공격행위 자체는 사실에 가까운 것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렇다면 미군이 왜 피란중이던 양민들을 ‘적’으로 간주하고 학살까지 했는지 의문이 제기된다. 미군에 대한 피란민들의 적대행위가 없었음에도 이들을 학살했다면 미군의 행위는 전쟁범죄로 간주될 수밖에 없다. 미군의 공격행위가 정당성을 가질 수 있느냐의 여부는 향후 피해자들에 대한 배상문제와도 직결된다.

이와 함께 노근리 주민에 대한 발포명령을 하달한 부대 책임자와 현장의 발포 명령자 등도 밝혀져야 할 대목이다. 또 그동안 주민들의 탄원이 계속됐음에도 학살 발생 49년이 지나서야 당시의 비극이 비로소 세상에 알려지게 된 경위도 규명돼야 한다.

〈윤영찬기자〉yyc11@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