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통신공룡' 탄생…MCI월드컴, 스피린트 인수

  • 입력 1999년 10월 5일 19시 37분


미국 6위의 통신업체 MCI월드컴이 벨사우스를 제치고 스프린트를 인수하는데 성공했다.

이로써 MCI월드컴―스프린트 연합군은 미국내 부동의 1위 장거리통신업체 AT&T의 아성을 위협하게 됐다. 두 회사의 매출액이 모두 347억달러로 AT&T(535억달러)에 크게 못미치지만 합병에 따른 시너지효과를 감안하면 AT&T로서도 결코 무시못할 상대다.

그동안 무선통신업체를 보유하지 못했던 MCI는 스프린트의 개인휴대통신(PCS)사업부문을 인수함으로써 장거리통신과 무선통신을 겸비한 종합통신업체로 도약하게 됐다.

MCI는 오래전부터 스프린트 인수를 추진했으나 갑자기 뛰어든 벨사우스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벨사우스가 MCI보다 많은 720억∼1000억달러를 인수가격으로 제시하자 MCI는 인수금액을 당초의 650억달러에서 1150억달러(약 139조원)로 올려 사상최대 M&A의 기록을 경신했다.

MCI가 스프린트를 인수한 것은 무한경쟁에 대비한 포석. 현재 미국에서 시내전화는 거의 공짜나 다름없고 장거리전화 요금도 지난달 AT&T의 가격인하 결정으로 하향추세를 보이고 있다. 따라서 장거리전화에만 의존하면 수익성이 크게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에 따라 미국 통신업계는 유무선 통신과 각종 통신을 한묶음으로 묶은 ‘패키지 서비스’가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 AT&T가 1110억달러를 들여 TCI와 미디어원 등 케이블TV업체를 잇따라 인수한 것도 장거리통신과 데이터통신을 망라하는 종합 통신업체로 재도약하기 위해서였다. 80년대 AT&T에서 분리된 벨사우스가 스프린트를 인수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한 것도 마찬가지.

앞으로 MCI와 스프린트는 미국 연방통신위원회(FCC)의 합병승인을 받아야 한다. 미국의 한 통신전문가는 “FCC는 두 업체의 합병으로 미국내 장거리 통신시장이 AT&T와 MCI―스프린트 양대 업체로 재편되는데 부담을 갖고 있다”며 “FCC가 MCI―스프린트의 장거리통신부문에 대해서는 합병을 승인하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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