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년 소련해체와 함께 정치무대에서 사라진 고르바초프는 96년 6월 대통령선거에 출마했다가 유효득표의 1%도 얻지 못한 뒤 여론의 관심에서 멀어졌다. 그러나 지난달 부인 라이사의 죽음을 계기로 러시아 국민 사이에서 ‘고르비를 다시 한번’이라는 일부 기류가 생겨났다.
게다가 가브릴 포포프 전모스크바시장 등 80년대 말 ‘페레스트로이카(개혁)시대’의 명망가들로 이뤄진 사회민주주의연합과의 인연도 고르바초프의 마음을 끌고 있다.
그러나 사회민주주의연합이 총선에서 어떤 성적을 거둘지는 불투명하다. 명예를 회복하려다가 자칫 망신을 당할지도 모른다는 우려 때문일까. 고르바초프는 출마 여부를 선뜻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