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라크 "교황방문 사절"…바티칸 밀레니엄행사 불투명

  • 입력 1999년 10월 11일 19시 32분


선지자 아브라함의 행로를 따라 이라크에서 이스라엘까지 순례하려는 가톨릭 교황 요한 바오로 2세의 새천년맞이 행사가 불투명해졌다. 이슬람교도의 반발 때문이다.

이라크 국영언론인 INA통신은 12월초로 예정된 교황의 이라크 방문을 비난하는 지식인 성명을 한때 자사 인터넷홈페이지에 올려놓았다고 미국 ABC방송이 8일 보도했다.

이라크 지식인들은 이 성명에서 “이슬람교도의 환영은 결코 없을 것이며 진실한 (이슬람)교도는 과거처럼 ‘희생’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희생’은 자살테러를 뜻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 성명서는 곧 삭제됐으나 독재자 사담 후세인이 교황을 만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는 뜻을 분명히 드러낸 것으로 ABC방송은 분석했다.

교황은 12월3일경 이라크 남부 우르를 출발, 시리아의 다마스쿠스와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베들레헴을 거쳐 모세가 십계명을 받은 시나이산에 도착해 유태교 기독교 이슬람교 지도자와 함께 화해의 기도를 올릴 계획이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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