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 외무장관-유고 야당대표 회담 무산

  • 입력 1999년 10월 12일 05시 06분


유럽연합(EU) 외무장관들은 11일 룩셈부르크에서 세르비아 야당 지도자 32명과 첫 회담을 갖고 유고의 재건과 정계변화 등을 논의할 예정이었으나 주요 야당대표 10명이 막판에 불참을 통보, 회담이 사실상 무산됐다.

이들 야당 대표가 회담 불참을 결정한 것은 EU측이 슬로보단 밀로셰비치 대통령을 비롯, 이미 기소된 유고 전범들을 인도해주도록 공식 요구할 것으로 판단했기 때문이라고 관계자들은 전했다.

야당 지도자들은 특히 "문제의 핵심은 야당이 일단 집권하면 기소된 전범들을인도한다는 선언문에 서명하도록 EU측이 요구하는데 있다"면서 "게다가 EU측이 제의한 공동선언문에는 세르비아 야당에 대한 충분하고 확고한 지원 약속이 포함돼 있지않다"고 지적했다.

불참을 통보한 야당 인사들 가운데는 세르비아재건운동(SPO) 당수인 부크 드라스코비치, 민주당(DS)의 조란 진지치도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에 대해 EU 외무장관들은 이번 불참의 배경에는 밀로셰비치가 개입돼 있다고비난하고 밀로셰비치에 대한 압박을 강화하기 위해 야당인사가 이끄는 도시들에 대한 선별적 지원을 계속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로빈 쿡 영국 외무장관은 "이번 결정의 배경에는 밀로셰비치가 숨어 있다"면서"밀로셰비치는 `룩셈부르크 회담에 참석하면 반역죄를 범하는 것'이라며 야당 인사들을 압박했다"고 비난했다.

앞서 밀로셰비치의 입장을 대변하는 관영 매체들은 "야당은 유고에 총부리를 겨누는 `친(親)서방 괴뢰들'"이라고 비난했다.

또 밀로셰비치 대통령은 11일 세르비아 남부도시 레스코바치에서 연설을 통해야당들이 유고를 내전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하고 야당들이 의도하는 것은 외국의 지원아래 폭력을 통해 이 나라를 내전으로 비화시켜 권력을 장악하려는 것이라고주장했다.

한편 영국의 한 관리는 EU가 이번 회담에 불참한 야당 대표들에게 내달 벨기에브뤼셀에서 열리는 회담에는 반드시 참석하도록 설득할 것이라고 말했다.

[룩셈부르크 AP AFP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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