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당측은 의원질의를 통해서뿐만 아니라 동료 공화당의원 2명을 증인으로 채택해서까지 페리조정관과 빌 클린턴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공격했다. 이에 민주당측은 공화당의 독선적인 청문회 운영을 비난하는 등 양당이 가시돋친 입씨름을 벌였다.
이날 증인으로 나온 공화당 정책위원장 크리스토퍼 콕스 의원은 페리조정관이 “자신과 관계있는 기업들의 이해관계를 반영하기 위해 미국의 안보적 이해관계를 사용화(私用化)하고 있다”고 인신공격을 퍼부었다.
콕스의원은 “북한에 팔아먹을 것을 찾고 있는 기업들이 미 행정부와 의회에 대북원조를 로비하고 있다”면서 “페리보고서는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안보적 이해와는 관계없이 돈을 벌려는 몇몇 기업들의 이해를 대변하는 것”이라고 비난했다.
콕스의원이 미 의회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인신공격성 발언을 계속하자 민주당의 게리 에커먼 의원은 “지금 페리조정관의 도덕성에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냐”고 제동을 걸었다.
에커먼의원은 “페리조정관이 그런 사업적 이해관계에 종사하고 있다고 주장하는 데 충격을 받았다”면서 “그렇게 주장할 근거를 대라”고 다그쳤다.
그러자 콕스의원은 “도덕성의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 아니다”면서도 “페리조정관은 옛날에 국방장관이었지 지금은 사업을 하려는 사람으로 과거에 나의 고객이기도 했던 몇몇 기업과 관련돼 있다”고 주장했다.
공화당 의원들은 페리조정관의 대북정책권고안(페리보고서)이 “민주당 행정부와 민주당의 외교정책을 대표하는 것일 뿐 초당파적 정책이 될 수 없다”면서 지난달 북한과의 베를린 합의는 물론 94년 제네바 핵동결 합의까지도 파기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제네바합의를 파기해야 할 근거로 한반도에너지개발기구(KEDO)가 북한에 제공할 경수로가 1년에 100개의 핵무기를 만들 수 있는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하는 등 검증되지 않은 주장을 폈고 새로운 대안도 제시하지 못했다.〈워싱턴〓홍은택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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