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협의회(MPR·의회)는 20일 인도네시아 사상 처음으로 복수(複數)후보를 놓고 대통령을 뽑는다. 의원 700명의 MPR는 이날 오전 9시(한국시간 오전 11시) 후보승인과 함께 선거에 들어간다.
투표는 MPR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출석한 가운데 실시돼 과반수 득표자가 당선된다. 과반수 득표자가 없으면 1,2위 후보를 놓고 결선투표를 한다. 취임식은 이날 밤 7시 MPR에서 열린다. 부통령은 21일 MPR에서 선출된다.
이번 대선은 △현직 대통령 B J 하비비가 집권 골카르당 후보로 남을 것이냐가 19일낮까지 확정되지 않았고 △군부실세인 위란토 국방장관 겸 군총사령관이 하비비의 부통령후보가 돼달라는 제의를 18일 거부하는 등 혼미를 거듭해왔다. 영국 BBC방송은 국민 다수가 지지한다면 위란토가 직접 대통령 후보로 나설 수도 있다고 19일 보도했다.
골카르당의 마르주키 다루스만 부의장은 19일 “위란토의 부통령후보 거부는 군부가 하비비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그동안 막강한 정치적 영향력을 행사하며 집권당을 지지해온 군부가 이번에는 어느 정당에 대해서도 지지의사를 밝히지 않았다. 다만 MPR내 16개주(州)의 지역대표 의원과 일부 골카르당 의원은 하비비 지지를 다짐했다.
이런 가운데 원내 제1당인 야당 민주투쟁당 당수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를 지지하는 시위가 수도 자카르타 등지에서 이어졌다.
18일에는 자카르타 중심가에 시위금지령이 내려졌음에도 불구하고 2000여명의 지지자들이 “메가와티가 아니면 혁명이 있을 뿐”이라고 외치며 시위했다. 시민 1000명은 자카르타 시내에서 하비비 퇴진을 요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따라 4만여명의 경찰이 19일 자카르타 중심가와 MPR건물 주변을 삼엄하게 경비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