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초순 지린성 옌지(延吉)시에서 열린 ‘조선족 인구문제 및 전망’이라는 주제의 학술세미나에서 발표된 논문에 따르면 옌볜자치주 내 조선족 인구비율은 1952년 자치주 성립 당시의 62%에서 96년 39.8%로 급감했다. 이같은 추세가 계속되면 2005년에는 중국이 소수민족의 자치를 허용하는 최소 비율인 30%를 밑돌 것으로 전망돼 조선족의 민족자치가 폐지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조선족문화발전추진회가 주최한 세미나에는 주재헌(朱在憲)지린성사회과학원민족연구소장 김종국(金鍾國)옌볜사회과학원장 등이 참석해 논문을 발표했다. 주제발표를 한 주민족연구소장은 “옌볜조선족사회가 인구비율 감소로 심각한 존립위기를 맞고 있다는 데 참석자 모두가 인식을 같이했다”며 “참석자들은 조선족이 자치권을 상실할지도 모른다는 점에 대해 깊은 우려를 나타냈다”고 전했다.
세미나에서 발표된 통계에 따르면 옌볜조선족자치주의 조선족 인구비율은 52년 62%에서 65년 46%, 76년 41%, 96년 39.8%로 줄었으며 2000년에는 35%, 2020년에는 20%, 2050년에는 15%로 감소할 것으로 전망된다.조선족 인구가 줄어드는 이유는 한국 등 외국으로 떠나는 조선족이 최근 크게 늘어난데다 베이징(北京)이나 상하이(上海) 등 대도시로 돈벌이를 떠나는 이른바 ‘샤하이(下海)붐’ 때문이라고 참석자들은 분석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