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국민의 90%가 이슬람교도인 인도네시아에서 회원 3000만명의 최대 이슬람단체인 나둘라툴 울라마(NU)를 15년간 이끌어왔다.
이 단체는 그의 할아버지가 만들었으며 아버지에 이어 3대째 지도자를 맡고 있다. 그만큼 그에 대한 이슬람교도의 존경과 신뢰는 크다.
▼메가와티와 친분▼
종교와 정치는 분리돼야 한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지만 수하르토 독재하에서는 저항운동을 벌여 ‘행동하는 종교인’의 모습도 보여주었다. 특히 96년 수하르토가 메가와티 지지자를 유혈 진압하자 이에 강력하게 항의했으며 이 일을 계기로 메가와티와 친분관계를 유지해 왔다. 대통령 후보로 나서기 전까지 “메가와티가 대통령이 돼야 한다”고 말해왔다.
메가와티는 이 때문에 “와히드에 대한 지지는 사실상 나에 대한 지지”라며 와히드가 후보를 사퇴할 것을 기대했다. 그러나 정작 라이벌로 여겼던 집권당 후보 하비비는 맥없이 물러난 반면 와히드와 맞대결이 벌어지며 고배를 들어야 했다.
와히드의 장점 가운데 하나는 포용력. 최대 이슬람단체를 이끌고 있지만 그는 다른 종교와의 유대를 강조한다. 따라서 그는 다양한 인종 종교 문화를 갖고 있는 인도네시아를 통합하는 대통령직에 최적임자란 평가도 나온다.
▼뇌졸중 후유증 앓아▼
그러나 국정운영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점이 가장 큰 약점이다. 게다가 그는 건강이 좋지 않다. 뇌졸중으로 두 번이나 쓰러진 후유증으로 시력을 거의 잃었다. 이 때문에 임기를 다 채우지 못할 것이란 예측이 나돌고 있다.
이집트 카이로대에서 아랍어를 전공한 후 바그다드에서 이슬람법과 문학을 공부했다. 유학시절 결혼한 누리야와의 사이에 4남매를 두고 있다.
〈강수진기자〉sjk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