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카르당의 붕괴조짐은 66년 쿠데타 이후 절대권력을 휘둘렀던 수하르토 전대통령이 지난해 퇴진해 권위의 공백이 생긴데다 최근에는 내분까지 겹쳤기 때문. 절대권력자의 정당이 그 권력자의 몰락과 함께 와해하는 전형적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인가.
골카르당에서는 지난해 B J 하비비 집권 이후 전면개혁을 요구하는 소장파와 현상유지를 원하는 수구파가 갈등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수하르토의 후계자인 하비비 전대통령 △온건보수파인 악바르 탄중 당의장 △소장개혁파인 마르주키 다루스만 당부의장의 세력으로 삼분(三分)됐다.
골카르당은 전통적 지지세력들로부터도 급격히 외면당하고 있다. 6월 총선 때는 지지기반이던 자바와 수마트라의 농촌지역에서 빈 병과 돌 세례를 받았다. 공무원 교사 등의 고정표도 흔들렸다. 경제적 지지기반이던 화교 상공인과 토착자본가들도 등을 돌렸다. 이제 골카르당의 선택폭은 넓지 않다. 분열하며 와해할 것이냐, 야당으로 거듭날 것이냐가 그것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