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印尼선거]골카르당 와해의 길 걷나?

  • 입력 1999년 10월 22일 00시 09분


71년 창당 이후 줄곧 집권한 인도네시아 골카르당이 와해의 길로 접어들었는가. 골카르당은 6월 총선에서 처음으로 패배한데 이어 20일 대통령선거와 21일 부통령선거에서는 후보마저 내지 못했다.

골카르당의 붕괴조짐은 66년 쿠데타 이후 절대권력을 휘둘렀던 수하르토 전대통령이 지난해 퇴진해 권위의 공백이 생긴데다 최근에는 내분까지 겹쳤기 때문. 절대권력자의 정당이 그 권력자의 몰락과 함께 와해하는 전형적 과정을 밟고 있는 것인가.

골카르당에서는 지난해 B J 하비비 집권 이후 전면개혁을 요구하는 소장파와 현상유지를 원하는 수구파가 갈등해왔다. 구체적으로는 △수하르토의 후계자인 하비비 전대통령 △온건보수파인 악바르 탄중 당의장 △소장개혁파인 마르주키 다루스만 당부의장의 세력으로 삼분(三分)됐다.

골카르당은 전통적 지지세력들로부터도 급격히 외면당하고 있다. 6월 총선 때는 지지기반이던 자바와 수마트라의 농촌지역에서 빈 병과 돌 세례를 받았다. 공무원 교사 등의 고정표도 흔들렸다. 경제적 지지기반이던 화교 상공인과 토착자본가들도 등을 돌렸다. 이제 골카르당의 선택폭은 넓지 않다. 분열하며 와해할 것이냐, 야당으로 거듭날 것이냐가 그것이다.

〈권기태기자〉kkt@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