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장 유지비를 건져내기도 힘들 정도로 PC의 판매이익이 크게 줄어들자 IBM사가 유통경로를 대대적으로 바꿔버린 것이다. 프리PC와 같은 일부 업체가 광고를 보는 조건으로 공짜 PC를 공급하는데다 한국 대만 등지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600달러(약 72만원) 미만의 저가형 PC 공세 때문에 IBM은 PC부문에서 고전을 면치 못했다.
IBM PC사업부는 지난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 가량의 손실을 기록했으며 올 상반기에는 2억4000만달러(약 2900억원)의 적자를 냈다.
IBM은 유통경로를 바꾸는 것과 함께 PC사업부문 인력의 10% 가량을 해고할 방침이다.
예전에는 해마다 이맘때면 PC업체들이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려 기획상품을 준비하는 등 한창 들떠 있었으나 올해는 사정이 딴판이다.
힘들기는 휴렛팩커드와 애플컴퓨터 등도 마찬가지다. PC판매부문에서 이익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이다.
미국 경제전문 주간지 비즈니스위크 최근호에 따르면 98년 1월 PC의 미국내 평균 판매가격은 대당 1200달러였다. 그러던 것이 계속 떨어져 올 10월초 현재 800달러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다. 97년말 평균판매가격(1642달러)에 비하면 절반에도 못 미치는 것.
PC가격이 크게 하락한 것은 이제 더이상 PC가 하이테크 제품이 아니기 때문이다.
게다가 올해는 대만 지진 여파로 메모리반도체와 인쇄회로기판 등 각종 부품의 공급이 원활하지 않아 부품 값마저 올라 PC업체들은 이중고를 겪고 있다.
〈이희성기자〉leeh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