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의 경제특구는 풍부한 노동력을 바탕으로 외국과의 구상무역을 중점 추진해 왔다.
반면 개발구는 첨단기술개발을 위한 한 단계 높은 ‘특구 중의 특구’라고 할 수 있다.
중국 관리들은 “개발구가 성공하면 중국은 21세기에 첨단기술 분야에서 선진국과 어깨를 나란히 하게 될 것”이라며 큰 기대를 하고 있다.
중국 광저우(廣州)시에 있는 ‘톈허(天河)고신(高新·첨단)기술산업개발구’는 현재 중국에 설치된 13개의 개발구(작은 규모까지 합치면 52개) 가운데 베이징 근교 중관춘(中關村)에 이어 두번째 규모를 자랑한다.
중국인들은 중관춘을 ‘중국의 실리콘 밸리’라고, 톈허개발구는 ‘광둥(廣東)지방의 실리콘 밸리’라고 부른다.
톈허개발구 판공실의 천허춘(陳賀春) 실장은 최근 개발구를 방문한 기자에게 “중국의 경제성장에 따라 첨단기술 개발이 절실해지고 있다”며 “개발구는 첨단기술을 개발해 상품화하려는 기업에 필요한 건물과 자금 그리고 인력을 제공하는 곳”이라고 설명했다.
톈허개발구의 면적은 23만㎡. 전자 통신 컴퓨터 생명공학 인공지능기계 등 첨단기술 관련 1400개 업체가 입주해 있다.
중국기업뿐만 아니라 미국 영국 일본 스웨덴 싱가포르 홍콩 등 외국기업도 136개나 들어왔다.
톈허개발구는 91년에 만들어졌다. 처음에는 몇 개 업체만 입주해 개발구 총 매출액이 5000만위안에 불과했으나 이후 연평균 50%가 넘는 성장을 계속해 와 작년에는 70억위안(약 1조500억원)을 기록했다.
톈허개발구는 통신 및 생명공학 부문에 역점을 두고 외국기업에도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즉 외국기업에 2년간 300㎡의 건물을 무료로 제공하고 8년간 소득세를 감면하며 관세와 금융지원 등에서도 내국인과 같은 대우를 하고 있다.
톈허개발구에 있는 중국기업 선텍사는 정부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고속성장을 하고 있는 대표적 기업. 광둥 지방정부와 합작으로 지방정부에 필요한 자동교환시스템 등을 개발해 98년에만 10억위안의 매출액을 기록했다.
선텍사 관계자는 “정부가 필요로 하는 기술을 확인한 뒤 개발에 들어가기 때문에 개발단계에서 시장을 확보할 수 있다는 것이 중국 개발구의 가장 큰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광저우〓방형남기자〉hnbha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