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쩌민 “핵실험금지조약 비준할 것”…英이어 佛 국빈방문

  • 입력 1999년 10월 24일 23시 36분


유럽 순방의 일환으로 프랑스를 방문중인 장쩌민(江澤民)중국 국가주석은 24일 미국 상원이 포괄적 핵실험 금지조약(CTBT) 비준안을 부결했음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CTBT를 비준할 것이라고 밝혔다.

장주석은 이날 자크 시라크 프랑스 대통령과 샤란에 있는 시라크대통령 별장에서 조찬을 함께하면서 “CTBT 비준안이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전인대)에 넘겨져 한차례 검토됐다”며 이같이 말했다.

▼유럽과 ‘화해의 악수’▼

장주석은 23일 리옹에서 시라크대통령과 가진 정상회담에서 중국이 에어버스 A340 점보여객기 8대 등 모두 28대의 에어버스 여객기를 프랑스로부터 구매한다는 데 합의했다.

장주석의 이같은 행보는 5월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의 유고 주재 중국대사관 오폭으로 악화된 유럽연합(EU)과 중국의 관계를 급속히 회복하고 중국의 위상을 세계에 과시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에어버스는 영국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 등 5개국의 민간업체가 컨소시엄을 구성해 운영하는 회사다.

이에 앞서 중국 국가원수로서는 처음으로 18일 영국을 방문한 장주석은 20일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과 만나 97년 홍콩 반환이후 양국 관계에 대해 의견을 교환했다.

▼인권개선 시위 이어져▼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홍콩 반환이후 양국 관계가 크게 개선됐다”고 평가하고 “세계 평화와 번영을 이루는데 협력하자”고 말했다. 장주석은 “나의 국빈방문으로 양국 관계가 새로운 장을 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장주석이 23일 시라크 대통령과 회담하는 동안 리옹 시내 레퓌블리크 광장에서는 국제사면위원회와 ‘국경없는 기자회(RSF)’ 주도로 200여명이 시위를 벌였다. 티베트 독립운동가들은 파리 주재 중국문화원 건물에 빨간색 페인트를 퍼붓고 중국의 인권탄압에 항의했다. 20일 장주석과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이 만찬을 하는 동안에도 티베트 인권단체들이 런던 버킹엄궁 밖에서 시위했다.

17일간 일정으로 유럽 및 중동 아프리카 6개국을 순방중인 장주석은 26일 프랑스를 떠나 포르투갈 모로코 알제리 사우디아라비아를 방문한다.

〈구자룡기자·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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