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바티칸 연내 수교 움직임…장쩌민주석 강력추진

  • 입력 1999년 10월 25일 20시 01분


중국이 연내에 바티칸 교황청과 수교할 것이라고 홍콩의 태양보가 베이징(北京)의 소식통을 인용, 25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는 바티칸과의 수교에 관해 이미 당과 의견 조율을 끝냈으며 수교 후의 교회조직과 인사문제에 대한 대책도 마련한 것으로 전해졌다.

중국과 바티칸은 수년간 수교 교섭을 벌여왔으나 중국 공산당 지도부의 종교에 대한 반감 때문에 진전이 없었다. 특히 중국은 수교 조건으로 △바티칸과 대만의 단교 △중국이 성직자 임명권을 가질 것을 주장해왔다.

바티칸과의 수교는 장쩌민(江澤民)국가 주석이 강하게 밀어붙인 것으로 알려졌다. 장주석은 5월 교섭이 난관을 맞이하자 왕자오궈(王兆國) 공산당 통일전선부장에게 “때에 따라서는 내정이 외교에 따라야 한다”며 수교에 전력을 다하도록 지시했다.

이에 따라 6월 푸젠(福建)성에서 열린 당정 회의에서 수교원칙이 정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8월 미국 대주교 수 명이이끄는가톨릭대표단은 비밀리에 베이징과 난징(南京) 상하이(上海)를 방문, 중국의 연내 수교의사를 확인했다. 바티칸측은 곧 상하이의 진루셴(金魯賢)대주교에게 환영의사를 전달했다.

바티칸은 인구 1000명, 면적은 0.44㎢에 불과한 소국이지만 가톨릭 교황청이 있어 세계의 정치 외교에 미치는 영향력은 막강하다. 중국과 수교를 계기로 대만과 단교할 경우 대만은 큰 타격을 입는다. 올초 마케도니아와 대만이 수교하기 전까지 바티칸은 유럽국가중 대만과 수교한 유일한 나라였다.

중국내 가톨릭(천주교) 신자수는 약 1000만명. 수교시 ‘지하 신도’가 부상하면 신자수는 늘 전망이다. 중국은 공안기관에 등록한 신자한테만 합법적인 신앙의 자유를 인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추기경 임명은 중국 정부가 제시한 후보 중 교황청이 지명하는 방식을 취할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과 마카오는 종전처럼 교황청이 임명할 것으로 알려졌다. 초대 중국 추기경으로는 중국 천주교 주교단 주석인 류위안런(劉元仁)대주교가 유력하다

일흔을 넘긴 류대주교는 난징교구 대주교이자 전국정치협상회의 상무위원. 상하이교구 진대주교는 불법선교 등 혐의로 징역 30년형을 선고받은 적이 있어 추기경 후보로 추천될 가능성은 희박하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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