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측 학자들은 먼저 남북교류의 확대를 위해서는 남북간 투자보장협정 체결 등 당국 사이에 제도적 보장장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동아일보 김재홍(金在洪)논설위원은 “미국의 대북(對北)제재 완화과정에서 북측이 실질적인 이익을 얻기 위해서는 대규모의 남측 기업 투자가 선행돼야 한다”고 지적하고 “그러나 자기자본율 수준이 낮은 남측 기업이 진출하기 위해서는 남북당국간의 투자보장협정이 체결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해성(李海成)문화방송 북한통일부장도 “현대의 서해공단이나 석유개발사업에도 결국은 당국간 투자보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북한측 참석자들은 북한의 변화의지를 강조하면서도 개혁 개방에 대해서는 거부감을 보였다.
김경남 북한 통일문제연구소 부소장은 ‘북한이 변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대해 “금강산관광이나 평양방문을 원하는 사람들을 수용한다는 차원에서 본다면 변화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정주영(鄭周永)현대그룹명예회장 등 남측 사람들이 평양에 오는 길을 열어준 것 자체가 변화발전의 의지”라고 말했다.
오후 폐막에 앞서 열린 종합토론에서는 윌리엄 페리 미국대북정책조정관이 의회에 제출한 대북정책권고안(일명 페리보고서)에 대한 북측 입장이 제시돼 관심을 모았다.
북측 대표단장인 원동연(元東淵)사회정치학회 부회장은 ‘페리보고서에 대한 북한의 입장이 무엇이냐’는 남측 참석자들의 질문에 “페리보고서는 북의 체제가 얼마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북―미기본합의서 체결 당시(94년10월)의 미국측 인식이 틀렸음을 입증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측이 간접적이기는 하지만 페리보고서에 대해 입장을 밝힌 것은 사실상 이번이 처음.
그는 “페리보고서는 북체제가 아직도 버티고 있는 만큼 북-미 합의서 이후의 정세를 새로 평가, 지금까지의 대북접근 방식과 수법을 바꾸겠다는 것”이라며 “페리보고서가 제1장에서 ‘북체제가 실패했지만 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제한 것도 이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한걸음 더나가 “미국은 우리를 국제금융기관에 가입하지 못하게 하고 자금융자를 금지해 왔다. 미국에 대해 원한이 많다”고 말했다.
〈베이징〓특별취재반〉
◇특별취재반 명단
△정치부 이동관(李東官)차장대우(dklee@donga.com)
김영식(金影植)기자(spear@donga.com)
△국제부 이종환(李鍾煥)베이징특파원(ljhzip@donga.com)
△사진부 석동률(石東律)기자(seokd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