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걸 스탠더드]‘복제관련법’인권 고려 신중 추진을

한국이서둘러강력한인간복제금지법안을 만들 필요가 없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인권과 함께 국익이 걸린 문제이므로 천천히 그리고 신중하게 법안을마련해야한다는의견이다.

국민회의와 한나라당은 각각 다른 인간복제 관련 법안을 마련해 놓고 있다. 한나라당 이상희의원이 98년 11월 국회 과학기술정보통신위에 제출한 ‘생명공학육성법 개정안’은 현재 상임위 계류 중이다. 이 법안은 △인간복제 △인간과 동물의 수정란이나 체세포 융합 △인간과 동물의 수정란이나 태아를 상호이식 △인간의 태아나 사자(死者)로부터 정자나 난자를 추출해 수정란을 만드는 행위를 금지하면서 유전학 연구와 암 등 질병치료를 위한 연구는 허용하고 있다. 연구를 할 때는 과학기술부 산하에 둘 생명공학안전윤리위원회의 심의를 거치도록 했다.

국민회의 이성재의원은 조만간 ‘인간복제금지법안’을 국회 복지위에 제출할 예정. 이 법안은 생명윤리위원회를 과학기술부가 아니라 총리실 산하에 두고 행정청 역할을 하도록 만들었다. 따라서 △인간복제행위에 대한 판정 △인간복제행위 관련시설의 폐쇄명령 △관련자료 제출 및 보고 요구 등을 할 수 있다. 인간복제실험 결과물을 생산 유통하는 사람에게 형사 처벌을 하는 내용도 들어 있다.

이형석변호사는 “상충되는 법안이 함께 상임위에서 처리될 수 없기 때문에 두 법안의조정이필요할것으로 보인다”면서 “미국의 입법과정을 지켜보고 여론을 좀더 수렴한 뒤 통합안을 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이상희의원안에 대해서는 과학기술의 발전을 담당할 과학기술부에 모든 것을 맡겨놓아 윤리적 측면이 간과되고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인간복제행위에 대한 형사처벌 조항이 없다. 미국도 인간복제행위 자체에 대해서는 강력한 처벌 규정을 두고 있다.

신현호변호사는 “이성재의원안은 독일의 배아보호법을 참고로 해 인간복제행위에 대한 책임을 명확히 묻고 있어 실효성이 돋보이지만 금지영역이 너무 포괄적이어서 과학자들의 연구를 위축시킬 가능성도 있다”고 평가했다. 신변호사는 “미국보다 앞서 이렇게 강력한 법을 만드는 것이 국익차원에서 이로울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성주기자〉stein3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