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스크바 美대사관 월세 겨우 15000원

  • 입력 1999년 10월 28일 20시 11분


미국이 러시아 모스크바 주재 미 대사관건물을 월세 13달러(약 1만5000원)에 사용하고 있다.

모스크바에 있는 외국 공관 가운데 가장 크고 가장 화려한 미 대사관의 임대료가 푼돈이 된 것은 루블화 폭락 때문. 양국은 86년 장기임대계약을 하면서 6만 달러 상당의 루블화를 주기로 했으나 그동안 루블화가 폭락해 임대료가 ‘아이들 과자값’이 돼버린 것이다.

러시아 정부는 터무니없는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계약기간이 끝나는 2006년까지 기다릴 수 없다며 임대료 조정을 요구했다. 러 세무당국은 지난 주 “대사관에서 비서 운전사 등으로 일하는 러시아인들이 소득세 신고를 제대로 하지 않아 탈세액이 1000만 달러에 이른다”며 간접적으로 미 대사관을 위협했다.

미국은 이에 대해 “2차 대전 당시 구소련이 갚지 않은 6억∼7억 달러의 각종 임대료를 탕감해줄테니 대사관건물의 소유권을 달라”며 러시아가 수락하기 힘든 조건을 내세우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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