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트반 슈툼프 총리실장관(43), 졸탄 포코르니 교육부장관(37), 타마스 도이치 청소년체육부장관(33), 이볼랴 다비드 법무장관(45·여) 등 주요 장관들의 나이도 45세를 넘지 않는다.
89년 민주화투쟁을 주도한 뒤 집권한 헝가리 민주포럼(MDF)의 무능과 독선, 헝가리사회당(MSP·구 공산당)의 경제정책 실패에 실망한 헝가리 국민은 지난해 총선에서 ‘젊은 청년민주동맹’을 택했다.
폴란드도 마찬가지다. 민주화의 상징인 레흐 바웬사 전 대통령의 실정과 독선에 싫증난 폴란드 국민은 95년 공산당 후신인 민주좌파연합(SLD)의 젊은 지도자 알렉산데르 크바시니에프스키(45)를 대통령으로 뽑았다.
크바시니에프스키는 법인세 인하, 점진적 민영화, 유럽연합(EU)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가입 지지 등 과거 공산당과 단절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는 아담 파브워비츠 외국인투자청장(37), 바르트워미 파브락 국정홍보처장(31), 파베우 피스코르스키 바르샤바시장(31) 등 30대를 과감히 등용했다.
이들은 89년을 전후한 체제변혁기에 반공산 학생운동에 관여했거나 자유노조활동에 앞장섰던 폴란드의 ‘모래시계 세대’다.
선진국의 전문기술로 무장한 라파우 자구르니 재무차관(35), 라도스와프 시코르스키 외무차관(36), 로베르트 리프카 정보통신차관(38) 등 30대 인재도정부요직을맡고 있다.
동유럽은 지난 10년동안 크게 세 차례의 변화를 겪었다. 공산정권의 몰락에 이어 동유럽이 민주세력의 수중에 넘어간 것이 첫번째였고 자본주의의 급격한 도입에 따른 부작용이 나타나면서 93년부터 좌파들이 곳곳에서 다시 득세한 ‘역도미노현상’이 두번째 변화였다. 현재는 좌파의 경제정책 실패로 다시 반공산 반사회주의 물결이 높아지고 있다.
이같은 과정 속에서 좌파는 구 공산세력과의 단절, 우파는 개혁 1세대의 퇴진을 통해 급격한 세대교체를 이뤘다. 구 공산세력의 권력욕과 민주화 1세대의 독선 및 무능과는 거리가 먼 젊고 능력 있는 전문인들이 권력 상층부를 차지하게 됐다.
리르 메타 알바니아 총리(30), 브랑코 츠르벤코프스키 마케도니아 총리(36) 등이 대표적 인물.
젊은 지도자 돌풍은 금융분야에서 더욱 두드러진다. 폴란드의 브루논 바르트키에비츠 실레지아은행장(37), 체코의 뒤산 바란 체스카 스포리텔나은행총재(34), 미로슬라브 피알라 BH증권사장(28) 등.
이들은 대학에서 시장경제를 공부한 80년대 학번들이다. 컴퓨터와 외국어에 능통하며 일 자체를 즐긴다는 공통점이 있는 이들은 골프 테니스 해외여행이 취미여서 서유럽과 미국의 여피족과 다를 바 없다. 이들의 성패에 따라 21세기 동유럽의 운명이 결정된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