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훈센총리 情婦 여배우 부인이 살해 지시”

  • 입력 1999년 11월 5일 23시 01분


‘캄보디아판 정인숙 사건’인가. 캄보디아 최고 여배우 피셋 페아클리카(34)가 7월에 살해된 것은 그녀가 훈 센 총리(49)의 연인이었기 때문이라는 소문으로 캄보디아가 떠들썩하다.

소문은 두 사람의 관계를 알아챈 훈 센의 부인 분 라니가 극도로 질투하자 경찰국장이 페아클리카에게 관계청산을 경고했으나 듣지 않아 암살명령을 내렸다는 것.

페아클리카는 고아 출신으로 왕립무용단원을 거쳐 배우가 됐다. 그녀는 7월 6일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한 시장에서 괴한들의 권총 3발을 맞고 병원으로 옮겨져 1주일 만에 숨졌다.

당시 신문들은 이름을 밝히지 않은 채 한 고관 부인이 질투심에서 그녀를 살해하도록 지시했다고 보도했다. 이어 지난달 프랑스 잡지 렉스프레스는 페아클리카를 표지에 싣고 훈 센의 부인이 페아클리카 살해의 배후라고 보도했다. 렉스프레스는 페아클리카의 일기와 훈 센이 페아클리카에게 써주었다는 연애시 등을 증거로 제시했다. 일기와 연애시 등은 캄보디아를 떠난 페아클리카 가족이 전했다는 것.

이에 대해 훈 센은 3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정적들이 꾸며낸 이야기’라며 관련설을 부인했다. 훈 센의 측근들도 야당 지도자 삼 랭시의 한 인척이 렉스프레스의 직원이라고 지적하며 ‘정적들의 소행’이라고 몰아붙였다.

그러나 인권운동가들은 훈 센 치하에서 지난 2년 동안 ‘정치적 살인사건’이 100건 이상 발생했는데 단 1명도 체포되지 않은 데 주목하고 있다.

〈방콕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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