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0년대 들어 약 20여개의 행성이 발견됐지만 모두 한개의 별 주위를 돌고 있는 행성이었다.
영국의 과학저널 ‘네이처’지는 최근 미국 노트르담대 여성 천체물리학자 이선홍교수와 남편인데이비드베넷교수가이끄는 미소렌즈행성탐사팀(MPS)이 쌍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최초로 찾아냈다고 밝혔다.이교수가 발견한 행성은 서로 2억7000만㎞(태양∼지구 거리의 약 1.8배)떨어져 있는 두 별의 중심에서 약 10억5000만㎞(지구∼태양 거리의 약 7배)떨어진 거리에서 회전하고 있으며 질량이 목성보다 3배 정도 크다.
미국과학재단(NSF)천문학분과 모리스 아이젠만 박사는 “태양계 주변의 별들은 3분의 2 정도가 두개 이상의 별이 하나의 항성계를 이루고 있다”며 “쌍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찾아낸 것은 과학자들이 생각해온 것보다 훨씬 많은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그는 또 “지금까지 쌍성계는 불안정하기 때문에 행성이 존재할 수 없다고 생각했으나 쌍성의 주위에도 행성이 존재할 수 있다는 것을 확인함으로써 외계 행성에 대한 인식도 바뀌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서울대 물리학과를 졸업한 이교수는 88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뒤 노트르담대 연구교수로 재직중이며 외계 행성에 대한 연구뿐만 아니라 감마선 폭발, 블랙홀, 암흑 물질 등에 관한 연구도 진행하고 있다.
한편 연구팀은 중력미소렌즈(gravitational microlensing)현상으로 쌍성 주위를 도는 행성을 찾아내는 데 성공했다. 중력미소렌즈현상이란 1930년대 알베르트 아인슈타인이 처음 주장한 것으로 별이나 행성이 멀리 있는 별의 앞을 지나갈 때 이 별과 행성의 중력이 ‘렌즈’처럼 빛을 증폭시키는 작용을 해 멀리 있는 별이 더 밝게 보이는 현상이다.
〈이 훈기자〉dreamland@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