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S-美법무부, 연방법원 '反독점소송' 판결로 타협 가능성

미국 법무부와 마이크로소프트(MS)사의 법정공방에서 미 연방법원은 5일 법무부의 손을 들어주었다. 이것은 일종의 예비판결(Findings of Fact)이다. 아직 1심도 끝나지 않았다.

향후 재판일정은 빠르면 △연내 결심(結審) △내년초 1심 최종판결 △내년 여름 연방항소심 △2001년 여름께 연방대법원 심리 등 최소한 2년 이상 걸린다. 그래도 법무부가 IBM을 상대로 제소했던 반독점소송이 12년 걸렸던 데 비하면 짧은 편이다. 도중에 쌍방이 합의하면 더 빨리 끝날 수도 있다.

이번에 토머스 펜필드 잭슨 연방판사는 법무부와 MS에 판결전(前)타협을 종용했으나 MS가 거부했다. MS는 연방항소심에 미리 의뢰했던 유권해석이 MS에 호의적이었다는 데 기대를 걸고 있다.

그러나 일간지 워싱턴포스트는 “이번 예비판결이 엄밀하고 객관적 증거에 근거했기 때문에 연방항소심도 이를 뒤집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6일 전망했다.

잭슨판사는 판결문에서 “MS가 ‘협박전술’과 ‘압박’, ‘보복’과 ‘차별적 대우’를 통해 경쟁자들을 도태시켜왔다”고 비판하면서 용어를 모두 증인들의 증언에서 차용할 만큼 세밀한 주의를 기울였다. 재판에서도 IBM 인텔 넷스케이프 AOL의 경영진이 모두 증인으로 출석해 MS에 불리하게 증언했다. 빌 게이츠 회장의 지시를 담은 MS내부의 E메일들이 결정적 증거로 확보됐다.

이번에 잭슨판사는 MS처벌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그러나 내년초 최종판결에서는 MS에 대해 △84년 AT&T처럼 여러 소기업으로 분할하거나 △퍼스널 컴퓨터의 운영체계인 윈도 시스템의 비밀코드를 다른 회사들에 판매하도록 하는 처벌을 내릴 수도 있다.

이처럼 불리하기 때문에 MS가 타협으로 선회할 수도 있다. 미국내 전문가들은 예상 밖으로 강경한 이번 판결이 MS로 하여금 화해를 모색하도록 유도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이번 예비판결은 19세기말 석유와 철도의 독점시대에 쓰여진 독점금지법이 첨단정보통신 시대에도 유효하다는 의미를 갖는다. 잭슨판사는 판결문에서 “MS의 제품은 최첨단이지만 그들의 행태는 19세기 독점주의자와 다를 바 없다”고 지적했다. 잭슨은 인터넷에 띄운 그의 판결문을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MS의 워드 프로그램 대신에 MS의 경쟁회사인 코렐의 워드퍼펙트 소프트웨어로 작성했다. 그 자신도 MS의 독점적 행태를 거부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이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