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가미사일방어체제 구축 유럽도 '우려'

  • 입력 1999년 11월 8일 19시 16분


미국의 국가미사일방어(NMD)체제 구축계획이 전통적 동맹인 유럽국가에도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회원국들은 NMD 구축이 미국과 유럽의 전통적 정치군사관계를 약화시킬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고 미국의 워싱턴포스트지가 6일 전했다. NMD가 구축되면 50년간 지속돼 온 NATO의 집단안보체제가 깨질 것이라는 경고까지 나오고 있다.

냉전시대에는 소련이라는 공통의 적 때문에 미국과 유럽이 손을 잡았지만 NMD가 구축되면 전략적 이해관계가 달라져 미국이 집단방어에 나설지 의문시된다고 워싱턴포스트는 분석했다.

유럽 지도자들은 미국의 포괄적핵실험금지조약(CTBT)비준안 부결(10월13일)과 NMD 추진이 미국이 현재 누리고 있는 세계유일의 초강대국 지위를 앞으로도 계속 유지하려는 의도라며 의혹을 품고 있다. 지난 주 미국을 방문했던 요슈카 피셔 독일외무장관은 “미국의 이같은 시도(NMD 구축)는 동맹국간 균열을 부를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는 “독일이 비핵화를 선언한 것은 미국이 보호해 줄 것이라는 믿음에서 출발했다”며 “미국과의 동반자적 관계를 신중하고 조용하게 재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

유럽국가들은 미국의 NMD 개발이 냉전시대와 같은 군비경쟁을 촉발할 것이라는 우려도 표명하고 있다.

NATO의 고위 외교관은 “NMD가 구축되면 러시아와 중국은 NMD를 깨뜨릴 무기개발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하고 “미국도 NMD를 완성하면 북한 이란 이라크 등의 위협을 사전제거한다는 명분으로 선제 핵공격을 가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NMD란 무엇인가?▼

NMD(National Missile Defence)는 적국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미국 본토에 닿기 전 요격미사일로 부순다는 미국의 미사일방어체제. 방어지역이 미국일 경우 NMD, 미국의 동맹국(대만 일본 등)일 경우 전역미사일방위(TMD)체제로 불린다.

미국은 북한 이란 이라크 등이 15년내 생화학 및 핵무기를 탑재한 ICBM으로 미본토를 공격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NMD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NMD 구축1단계(2001∼2005년)는 알래스카주 등에 100기의 요격미사일과 레이더 유도시설을 배치하는 것. 적미사일 수십기를 동시에 맞혀 떨어뜨려 미 전역을 방어한다. 2단계(2010년까지)는 요격미사일 등을 추가배치하고 SBIRS 저궤도 인공위성을 이용해 발사초기단계부터 적의 미사일을 요격하는 게 목표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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