①의제를 정하는 사람(Driver)〓의원들의 정치철학이 상충하고 정치스타일이 제각각이지만 의회가 일정한 방향으로 흘러가게 하는 의원들. 대표적 인물은 37년간 진보주의적 목소리를 내온 에드워드 케네디 상원의원(민). 그는 올해초 빌 클린턴 대통령에 대한 탄핵재판 절차를 놓고 양당이 대결해 의회가 혼미에 빠졌을 때 공화당에서 가장 보수적인 필 그램 의원과 손잡고 대타협을 이끌어냈다.
②전통을 중시하는 사람(Institutionalist)〓올해 81세로 41년동안 상원의원으로 재직해 ‘상원의 수호자’로 불리는 로버트 버드 의원(민)이 단연 독보적이다. 그는 작은 교통사고를 냈을 때 면책특권을 거부하고 스스로 경찰에 출두한 일로도 유명하다.
③정책입안능력이 뛰어난 사람(Policy Maven)〓6개월간 공개 비공개문서를 뒤져 1016쪽짜리 ‘콕스보고서’를 작성해 중국의 핵기술 절취의혹을 폭로한 크리스토퍼 콕스 하원의원(공)이 첫번째로 소개됐다.
④중도주의자(Centrist)〓민주당 소속이지만 클린턴 대통령의 섹스스캔들을 강력히 비판했던 조셉 리버먼 상원의원. 그는 온건성향의 민주당원을 지칭하는 ‘뉴 데모크라트’의 수장으로 중도노선을 대표한다.
⑤진정한 보수주의자(Conservative True Believer)〓개인에 대한 자유방임과 국가의 개입 최소화를 정치철학으로 삼는 필 그램 의원이 대표적. 그는 총기규제나 영세민에 대한 구호혜택 등에 반대해 민주당에는 눈엣가시같은 인물이다.
⑥진정한 진보주의자(Liberal Stalwart)〓빈곤퇴치와 노약자 부조(扶助)를 위한 국가의 적극적 개입을 주창하는 폴 웰스톤 상원의원(민)이 로버트 케네디와 조지 맥거번으로 이어지는 민주당의 전통적 진보주의자의 명맥을 잇고 있다.
⑦소신파(Maverick)〓민주당 러셀 파인골드 의원과 손잡고 공화당에 불리한 선거자금법개정안을 들고 나와 공화당 지도부를 당혹케 했던 존 메케인 상원의원(공)이 상징적 인물. 그는 동료의원들의 지역구 선심성 사업을 폭로하는 웹사이트도 운영하고 있다.
⑧외곬(Niche Player)〓특정한 이슈 하나에 정력을 쏟는 의원들. 쿠바태생으로 카스트로 정권 반대투쟁을 의정활동의 목적으로 삼고 있는 링컨 디아즈발라트 의원(민)이 대표적.
⑨협상의 명수(Dealer)〓최근 차세대 전투기 F22의 생산을 중지시킨 존 머타 하원의원(민)을 찾으려면 본회의장보다 의원대기실로 가야한다. 그는 여기서 본회의 표결직전 타협을 이끌어내는데 천부적 재능을 발휘하고 있다.
⑩수사학의 전사(Rhetorical Warrior)〓말 잘하는 의원들. 여성 흑인 하원의원 쉴라 잭슨―리는 정치초년병이지만 화려한 언변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는다. 그는 어느 주제든 가리지 않고 매일 의정단상에 올라가 자신의 의견을 개진한다. 제시 잭슨 목사의 아들인 제시 잭슨 주니어(민)도 달변가.
⑪지역구에 치중하는 사람(Political Survivor)〓공화당 성향의 지역구에서 민주당 당적으로 계속 당선된 어니스트 홀링스 상원의원이나 찰스 스텐홀름 하원의원, 반대로 민주당 성향의 지역구에서 공화당 당적을 갖고 있는 콘스탄스 모렐라과 잭 퀸 하원의원 등. 그 비결은 지역구 숙원해결이다.
⑫독불장군(Majority of One)〓소신파보다 훨씬 독립적이다. ‘아니오 박사(Dr.No)라는 별명의 론 폴 하원의원(공)은 언제나 다수의 반대편에 선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