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럽부흥개발銀 "동유럽 부패로 경제개혁 차질"

  • 입력 1999년 11월 8일 23시 52분


베를린 장벽 붕괴에 따른 사회주의 정권 몰락 이후 자본주의 경제를 실험해온 구소련과 동유럽 국가들은 부패와 각종 규제 때문에 경제개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유럽부흥개발은행(EBRD)이 8일 지적했다.

EBRD는 구소련 및 동유럽 26개 국가의 기업 3000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결과를 담은 ‘99년 과도기 보고서’에서 이같이 밝혔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이에 따르면 러시아 우크라이나 아제르바이잔 그루지야 몰도바 등에서 특히 부패가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국가의 3분의 1이 넘는 기업들이 “뇌물이 의회의 입법활동 및 대통령령 제정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답변했다.

아르메니아 슬로베니아 헝가리에서는 기업들의 15%만 뇌물의 영향력을 인정해 부패정도가 상대적으로 낮은 것으로 조사됐다.

EBRD는 “특히 구소련 국가들의 경제개혁이 미진해 외국 투자유치가 매우 힘든 상황”이라고 지적하고 “이들 국가는 각종 규제를 하루빨리 제거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조사대상 국가의 빈곤계층은 88년 1300만명에서 올해 1억7000만명으로 무려 13배나 늘어났다.

EBRD는 26개국의 내년 국내총생산(GDP)이 평균 3.2% 성장하고 외국인의 직접투자는 220억달러로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나 독립국가연합(CIS)은 1.1%, 러시아는 1% 성장에 그칠 것으로 예상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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