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로즈업]'러브 레터'감독 이와이 순지

  • 입력 1999년 11월 9일 19시 58분


한국에서 가장 인기있는 일본 감독인 이와이 순지(岩井俊二·36)가 자신의 95년작 ‘러브 레터’의 국내 개봉(20일)에 맞춰 8일 내한했다.

대학가에 ‘불법 비디오’로 유통되어오던 ‘러브 레터’는 최근 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보고 싶은 일본영화 1위’ ‘다시 보고 싶은 일본영화 1위’로 꼽힐 정도로 이미 국내에 널리 알려진 영화. 9일 기자회견을 가진 이와이 순지가 “너무 많은 사람들이 비디오로 봐버려서 걱정”이라고 말할 정도다.

90년대 일본 신세대 감독을 대표하는 그의 트레이드 마크는 거창한 메시지나 주제보다 ‘재미’다. 스스로도 “난 아트파(派)가 아니라 엔터테이너파”라고 말할 정도다.

“영화를 만들 때 ‘어떤 것이 나다운 것일까’보다 ‘뭐가 재미있을까’를 생각합니다. 작가주의 감독들처럼 여러 영화에서 특정한 스타일을 반복적으로 보여주는 건 관객에게나 만드는 사람에게나 재미없는 일이라고 생각해요.”

그의 영화는 순정만화처럼 말랑말랑한 이야기, 감각적인 영상 등으로 20대의 감성을 자극해 업적인 성공을 거둬왔다. 그 자신 또한 순정만화 주인공과 같은 용모로 많은 여성팬을 갖고 있다.

한때 만화가를 지망했던 미술학도 출신. TV다큐멘터리 TV드라마 CF 뮤직비디오 영화 등 대중매체로 기능하는 모든 영상을 다 만들어 봤고 시나리오를 직접 소설로 쓰기도 하는, 다재다능한 일본의 ‘신인류’다.

그는 “현재 환경오염 등 우리 세대로 인해 미래의 세대가 겪게 될 어려움을 다룬 소설을 쓰고 있고, 이를 토대로 2,3년후 영화를 만들 계획”이라고 밝혔다.

〈김희경기자〉susann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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