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U,한국 조선업계 불공정거래 조사

  • 입력 1999년 11월 10일 19시 58분


유럽연합(EU)이 한국의 조선업계에 압박을 강화할 전망이다.

9일 벨기에 브뤼셀에 모인 EU산업장관들은 한국 조선업계의 덤핑수주와 정부보조금 지급 등 불공정거래를 세계무역기구(WTO)에 제소하기 위해 증거수집을 시작하기로 결의했다.

이날 제출된 EU집행위 보고서는 한국의 계약 9건을 분석한 결과 15∼40%의 덤핑 의혹이 짙다고 지적했다.

또 세계 조선수주가격이 최근 15∼35% 하락했는데 이는 선박제조가격이 유럽보다 20∼30%나 싼 한국 때문이라고 보고서는 지적했다. 보고서는 한국의 세계 조선시장 점유율이 1년 사이에 25%에서 33%로 8%포인트나 늘어난 반면 EU의 점유율은 25%에서 17%로 8%포인트 떨어졌다고 덧붙였다.

에르키 리카넨 EU산업담당 집행위원은 국제통화기금(IMF)과 세계은행에 대해 그동안 한국에 제공한 구제금융자금이 부당하게 조선업체에 지원됐는지를 확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EU는 다음 산업장관회의가 열리는 내년 봄까지 WTO제소를 무기 삼아 한국과 협상을 벌일 것으로 보이나 한국은 EU조선업계의 불황이 경쟁력약화 때문이라고 판단하고 있어 협상은 순탄치 않을 것으로 보인다.

〈파리〓김세원특파원〉claire@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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