닷새 일정으로 10일 남아공을 공식방문하는 여왕은 첫날 만찬 연설을 통해 1899∼1902년의 보어전쟁에서 많은 영국 군인과 보어인(네덜란드계 후손) 및 흑인이 숨진 데 대해 유감을 표시할 것이라고 영국 일간지 인디펜던트가 8일 전했다. 이 신문은 “국왕의 이같은 발언은 사실상 사과의 뜻”이라고 분석했다.
100년 전 영국은 식민지 점령정책에 저항하는 보어인(당시 인구 50만명, 병력 7만명)을 섬멸하기 위해 45만명의 군인을 파견했으며 21만명의 민간인을 집단수용소에 감금했다. 그 과정에서 보어인 병사 2만7000명이 숨졌고 집단수용소에서 민간인 2만8000명이 비참하게 죽었다.
희생자 후손들은 협회를 만들어 영국정부에 공식사과를 요구해왔다. 보어전쟁 이후 남아공에서는 94년 흑인정권 탄생 이전까지 백인정권에 의해 잔혹한 흑인차별정책이 실시됐다.
〈조헌주기자〉hansc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