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공정거래위, 인터넷 신상정보 유출 단속나서

  • 입력 1999년 11월 10일 19시 58분


미국 연방공정거래위(FTC)가 점점 심각해지고 있는 사이버 공간의 프라이버시 침해를 단속하기 위해 나섰다.

로버트 피토프스키 FTC위원장은 8일 “인터넷상의 개인정보유출로 인한 프라이버시 침해가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웹사이트를 운영하는 기업이 소비자의 프라이버시를 보호하지 못한다면 정부가 강제로 규제할 수 밖에 없다”고 밝혔다고 미 뉴욕타임스지 등이 전했다.

▽실태〓대다수의 인터넷 웹사이트들은 처음 접속할때 사용자의 신상정보를 의무적으로 입력하도록 하고 있다. 이때 입력된 신상정보는 쉽게 외부로 유출돼 범죄를 유발하거나 무차별적인 광고메일을 보내는데 이용되고 있다.

일부 대기업의 경우 아예 웹사이트를 사들이는 방법으로 필요한 개인정보를 수집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94년 플로리다주 펜서콜라에서 낙태클리닉을 운영하던 한 의사는 인터넷에 노출된 자신의 주소 때문에 목숨을 잃었다. 반낙태단체의 극렬 회원들이 웹사이트에 등록된 그의 주소를 알아낸 뒤 살해한 것.

지난주 캘리포니아주의 한 변호사는 인터넷 멀티미디어회사인 ‘리얼 네트워크(RN)’에 대해 개인정보 무단유출을 이유로 5억달러(약 6000억원)의 손해배상 청구소송을 제기했다. 뉴욕타임스는 9일 RN이 자사의 ‘리얼주크박스’ 프로그램 이용자의 신상정보를 수집해 외부로 유출시켰다며 앞으로 피해배상 소송이 잇따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에 따라 고객의 신상정보 유출을 막기 위해 사원들이 접속하는 웹사이트와 전자우편을 감시하는 회사도 늘고 있다.

▽대책〓지난달 FTC는 웹사이트 운영회사들이 미성년자에게 신상정보 입력을 요구하려면 부모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고 규정했다. 그러나 성인의 신상정보 요구에 대해서는 아직 아무런 제재수단이 없다.

FTC는 앞으로 3개월동안 인터넷상의 프라이버시 침해 실태를 집중 조사할 방침이다.

소식통들은 ETC가 의무적인 신상정보 입력을 불법화하고 소비자의 허락없이 광고메일을 보낼 경우 처벌하는 방안을 모색중이라고 전했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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