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고가 아니면 만들지 않는다(Das beste,oder nicht).’
세계적인 명차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 Benz)가 ‘살아있는 신화(神話)’로 불리는 것은 명품을 향해 끝없이 도전하는 독일인의 장인정신과 자존심이 자동차 곳곳에 배어 있기 때문이다.
1886년 탄생한 최고시속 16㎞의 첫번째 벤츠에서부터 올해 디트로이트 모터쇼 관람객을 흥분시킨 컨셉트카 SLR에 이르기까지 출시되는 차종마다 전세계인의 사랑을 한몸에 받아온 벤츠. 최근에는 미국 크라이슬러사와 합병해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최대규모의 자동차 회사로 거듭났다.
국내에서는 85년부터 한성자동차가 인기모델을 중심으로 수입 판매하고 있으며 매년 300명 정도의 한국인이 ‘명차와의 사랑’에 빠지고 있다.
▼1886년 '말없는 마차' 첫선▼
▽벤츠의 탄생〓1886년 독일의 고틀리프 다임러는 세계 최초로 ‘말없는 마차’라는 이름의 모터를 단 자동차를 만들어 낸다. 같은해 역시 독일인인 카를 벤츠는 휘발유를 이용한 엔진을 개발해 특허를 내는데 성공했다. 경쟁관계에 있던 두 회사가 1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기술개발과 생산에서 협력관계로 변했고 이후 2년 만에 ‘메르세데스 벤츠’라는 새로운 이름의 합병회사가 탄생하게 된다.
회사의 이름이 다임러 벤츠가 아닌 메르세데스 벤츠가 된 것은 1889년 출시된 메르세데스란 이름의 차가 큰 인기를 얻었기 때문.
▼계곡추락 운전자 멀쩡▼
▽무엇이 벤츠를 ‘벤츠답게’ 만드는가〓수년 전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있었던 일화 하나. 해변가를 고속주행 중이던 벤츠 승용차가 100m 절벽 아래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자동차는 크게 파손됐고 당연히 탑승자는 사망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모두의 예상은 빗나갔다. 운전자가 차문을 열고 걸어나오고 있었던 것. 이 장면은 우연히 근처를 지나던 관광객의 비디오 카메라에 담겨졌고 곧바로 해외토픽으로 전세계에 타전됐다.
▼저명인사들 방탄車 주문▼
이후 벤츠는 한동안 이 필름을 광고에 활용하는 전략으로 안전성을 홍보하는 데 큰 효과를 거뒀다.
벤츠의 매력은 최고급 성능과 매력적인 디자인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가장 안전한 자동차라는 믿음이 벤츠를 더욱 벤츠답게 만든다. 충돌시 엔진룸과 트렁크만 찌그러지도록 설계돼 큰 사고에도 인명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게 벤츠측의 설명. 그래서 이 회사에는 세계 각국 원수들의 방탄차량 주문이 이어지고 있다.
벤츠가 명성을 떨치게 된 데는 애프터서비스 수준도 큰 몫을 했다는 평. 세계 각지에 5000개가 넘는 서비스망을 확보해 유럽인들 사이에서는 ‘애프터 서비스 벤츠’라고 불릴 정도.
▼국내 6가지 모델 질주▼
▽명차와의 데이트〓벤츠는 고급중형세단에서부터 스포츠카 RV까지 모든 차종을 선보이고 있다. 그 중 국내에 시판중인 모델은 6가지. 세단형은 뉴E클라스 2종(240, 280)과 뉴S클라스(320, 430, 500) 3종 등 5종이며 레저용차량 모델인 ML 320이 있다. 2인승 스포츠카 시장에서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SLK 등 다른 모델은 주문판매를 하고 있다.
뉴S클라스는 올초 출시된 명실상부한 최고급 럭셔리카. 승객의 안전을 위해 30가지 이상의 첨단기술과 고급장비가 적용됐다. 9월에 출시돼 최근 판매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중형모델 E클라스도 눈여겨 볼만하다.
스포츠카, 패밀리카, 오프로드카의 개념을 이상적으로 조화시킨 미래형 RV ML320도 마니아의 가슴을 설레게 하는 모델로 꼽힌다.
〈박정훈기자〉sunshad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