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명브랜드]외국기업 "광고도 한국화"

  • 입력 1999년 11월 11일 01시 24분


눈과 코가 없는 근육질의 은백색 금속인간 펩시맨.

‘정의의 사도’를 자처하며 어려운 사람을 돕기위해 멋진 활약을 하지만 사라지는 과정에서 항상 어이없는 실수로 시청자의 배꼽을 잡는다.

코믹한 캐릭터로 시청자를 사로잡았던 펩시맨이 ‘아시아용’이라는 것을 아는 사람은 드물다. 펩시맨을 내세운 펩시콜라의 광고는 일본에서 처음 제작돼 한국과 중국으로 인기를 이어갔다.

▼친숙한 이미지 심어▼

펩시맨 광고는 철저하게 현지화에 포커스를 맞춘 대표적인 케이스. 글로벌 기업들은 현지 모델을 기용하거나 본사 광고와 함께 현지 제작 광고를 동시에 런칭시키는 등의 전략으로 소비자를 공략하고 있다.

▽모델은 한국인〓화장품 광고는 대부분 국내 모델이 등장한다. 금발 머리의 낯선 외국계 모델보다 소비자들에게 친숙한 모델을 등장시키는 게 더 효과적이라는 판단 때문.

세계 최대의 화장품 회사인 프랑스 로레알은 지난해부터 톱 탤런트 황신혜를 염모제 ‘엑셀랑스’의 모델로 출연시켰다. 이 회사의 ‘메이블린’ 립스틱 광고에는 슈퍼 엘리트 모델 김미조가 등장한다.

웰라코리아도 젊은이용 염색약 ‘비바칼라’를 선보이면서 신세대 가수로 인기가 높은 김현정을 기용했다.

▼벤츠 선전에 한옥 등장▼

마운틴듀 광고에 가수 유승준이 등장하는 것도 같은 맥락. 30년 이상된 장수 브랜드인 마운틴듀는 올해 4월부터 국내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다만 ‘삶에 활력을 넣어주는 음료, 마운틴 듀’라는 전세계적으로 통일된 브랜드 라인은 변함없다.

▽철저한 현지화로〓한국존슨앤드존슨의 ‘록 크로노블록 프리벤션 액티브’ 화장품은 지난해 모델을 부각시키지 않고 제품만 강조한 광고를 선보였다. 제품의 효능과 브랜드의 아이덴티티를 최대한 살리기 위한 것.

그러나 올해 미스 코리아 출신의 모델을 기용, 모델의 아름다움을 통해 ‘노화 예방’을 강조하는 광고 전략으로 선회했다.

동방기획에서 제작한 벤츠 ‘E클래스’ 광고는 고색창연한 단청 무늬와 오래된 담벽을 배경으로 벤츠를 잘 지어진 한옥에 비유하는 것을 컨셉트로 잡았다.

▼반응 좋으면 역수출도▼

▽한국의 ‘반란’〓고층 빌딩에 붙어있는 전광판에서 콜라가 시원하게 쏟아져내리는 코카콜라 TV 광고는 국내에서 제작된 것. 이 광고는 ‘한국 코카콜라의 반란’이라고 불릴 정도로 특별한 케이스. 코카콜라는 전세계적으로 단일한 광고를 내보내기로 유명한 기업.

어린이에게 아이스크림을 사주기로 약속했다가 버스 뒤에 숨었던 수십명의 친구들이 환호를 지르자 당황한다는 내용의 맥도날드 광고는 국내에서 제작돼 동남아로 수출되기도 했다.

〈홍석민기자〉smhong@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