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린턴, 월말 WTO각료회의 앞두고 여론몰이

  • 입력 1999년 11월 11일 19시 50분


빌 클린턴 미국대통령은 10일 펜실베이니아주 요크시에 있는 할리 데이비슨오토바이 공장을 방문했다. 할리 데이비슨사는 오토바이 시장을 놓고 일본에서도 혼다와 경쟁할 정도로 수출에 성공한 대표적 기업.

클린턴 대통령은 2700명의 근로자들 앞에서 “이제 시애틀을 주목하자”고 말했다. 시애틀에서는 30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세계무역기구(WTO)각료회의가 열린다. 각료회의에서는 새로운 다자간 무역체제인 뉴라운드가 시작돼 앞으로 3년정도 협상이 계속될 예정이다.

뉴라운드는 93년 끝난 우루과이라운드(UR) 협상 당시 농산품과 서비스분야 개방이 미흡했다는 미국의 요구에 의해 WTO회원국들이 2000년부터 추가개방협상을 하기로 합의함에 따라 개최되는 것.

주요의제는 농산품과 서비스 분야에서의 개방협상이지만 유럽연합(EU)과 한국 일본 등 다수 회원국들이 공산품 등 다른 분야의 개방협상도 병행돼야 한다고 주장해 UR에 못지않은 광범위한 협상이 전개될 것으로 예상된다.

시애틀을 주목하자는 클린턴의 발언은 이번 협상에 대한 미국의 의지를 강조하면서 매년 사상최대의 무역적자를 기록하고 있는 미국의 국내 분위기를 염두에 둔 의도적인 것이다.

현재 미국에서는 자유무역의 피해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져 보호무역주의가 점증하고 있으며 자유무역의 주창으로 환경과 노동권이 파괴되고 있다는 비판도 점차 무게를 얻어가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은 이날 “자유무역으로 소비자와 근로자들이 얻는 이익이 더크다”며 자유무역을 추진하는 정부를 지지해달라고 호소했다.

미국정부는 특히 국내의 보호무역주의 경향때문에 이번 협상에서 미국이 경쟁력을 갖고 있는 농업 및 서비스 분야에서 최대한의 양보를 얻어내려 할 것으로 예상된다.

즉 △농산품에 대한 수출보조금과 국내보조금 철폐 △금융 통신 건설 등 주요 서비스시장의 개방확대 △전자상거래(E―Commerce)의 무관세 모라토리엄의 영구화 △노동과 환경보호조항 강화 등을 ‘양보할 수 없는 요구’로 내세울 것으로 전망된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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