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쇼가 시청자들과 만나게 될 장소 역시 유별나다. 텔레비전 스크린이 아니라 컴퓨터 스크린이 바로 만남의 장소인 것이다.
이 쇼는 워너브러더스 스튜디오가 이달에 개설할 웹사이트 엔터테인돔.콤(Entertaindom.com)을 통해 방영될 예정이다. 이는 오락업계가 인터넷을 오락 산업의 차세대 매체로 변화시키기 위한 대담한 시도를 시작했음을 의미한다.
지금까지 할리우드는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홍보하는 데 인터넷을 주로 이용했다. 그러나 대규모 스튜디오에서부터 작은 프로덕션에 이르기까지 인터넷을 통해 오락 프로그램을 직접 전송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기존의 영화와 텔레비전 프로그램을 전송하는 경우도 있고, 인터넷을 위해 특별히 따로 만든 프로그램을 방영하는 경우도 있다.
텔레비전이나 극장과 달리 인터넷에서는 시청자와 쌍방향 의견교환이 가능한 프로그램을 방영할 수 있다. 워너브러더스 온라인의 짐 배니스터 부사장은 “인터넷과 텔레비전의 차이는 텔레비전과 라디오의 차이와 같다”고 말했다.
그러나 인터넷을 통한 오락 프로그램의 전송에는 기술적으로 커다란 문제가 있다. 기존의 모뎀으로는 극영화 한 편을 개인용 컴퓨터로 다운로드하는데 몇 시간이나 걸린다. 뿐만 아니라 동영상 화면의 크기가 작고 이미지가 선명하지 않으며 갑자기 화면이 멈추는 경우가 많다. 게다가 고속 인터넷 접속으로 이러한 문제를 해결한다 하더라도 소파 대신 책상에 앉아서 오락프로그램을 보고 싶어하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지도 의문이다.
할리우드의 인사들 중에는 또한 가정용 비디오 녹화기가 등장했을 때처럼 인터넷이 오락산업에 오히려 위협이 될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사람들도 있다. 오락업계의 로비스트인 잭 발레티는 최근 의회 증언에서 인터넷을 통해 벌어지고 있는 영화에 대한 해적행위에 비하면 기존의 문제들은 “사소한 것”이라고 말한다.
프로그램을 만든 사람들이 영화사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시청자들을 직접 공략할 수 있게 되는 것도 오락업계의 걱정거리 중 하나이다. 인터넷에는 현재 극장에 영화를 올리기가 어려운 독립영화제작자들이 만든 작품을 상영하는 웹사이트가 10여개나 개설돼 있으며 아메리카 온라인, 드림웍스 SKG같은 대기업들도 인터넷을 통한 오락 사업에 뛰어들고 있다.
위너브러더스 온라인의 짐 몰로샥 사장은 영화사들이 인터넷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움직이지 않으면 인터넷 전문의 신설기업들에 시장을 빼았기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할리우드는 오랫동안 동굴에서 동면에 빠져 있었다”면서 “리얼 네트웍스, 야후 같은 기업들이 몰래 우리 동굴로 들어와서 음식을 훔쳐가고 있다”고 말했다.
(http://www.nytimes.com/library/tech/99/11/biztech/articles/09web.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