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오르페우스 오케스트라의 연주를 감상한 뉴욕소재 바루크대 지클린경영대학원의 학생들은 탄성을 질렀다. 그리고 단원들을 향해 질문을 퍼부었다. 미국 뉴욕타임스는 10일 지클린 경영대학원 학생들을 상대로 한 오르페우스악단의 특별강의 겸 연주 소식을 전하면서 지휘자없이 운영되는 이 악단이 미국 신경제의 상징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보도했다.
72년 창단된 오르페우스 악단은 매년 뉴욕 카네기홀에 공연초대를 받는 명문 단체로 올해 음악계에서 가장 권위있는 그래미상을 3개나 수상했다. 더욱 특별한 것은 이 악단 전체 수입의 10%가 특별강의료라는 점.
올해초 크래프트 식품사는 오르페우스 악단을 일리노이주에 있는 본사로 초청했다. 연주를 감상하기 위한 게 아니라 이 악단의 ‘경영’을 배우기 위해서였다. 즉 지휘자없이 절묘한 화음을 만드는 비결을 배우려는 것.
악단측은 연주자들이 눈빛과 몸짓으로 교류하면서 완벽한 화음을 만들어낸다고 설명한다. 단원들은 개인의 창의성을 최대한 존중하되 비판과 토론을 통해 화음을 만들고 이의가 있을 때는 투표로 음색을 결정하기도 한다는 것. 뉴욕타임스는 90년대초 불경기때 관리자층을 줄인 미국경제가 신속한 의사결정구조를 갖춰 아래로부터의 창의적 의견을 지체없이 수용함으로써 기술변화가 빛의 속도로 바뀌는 정보화시대를 선도하고 있는 이유도 오르페우스식 경영에서 찾을 수 있다고 진단했다.
〈워싱턴〓홍은택특파원〉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