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 與野당수 직접토론 성적표]후와 공산당위원장 1위

  • 입력 1999년 11월 11일 19시 51분


일본 국회 사상 처음으로 10일 실시된 여야 당수 직접토론의 성적표는 어떨까. 일본 신문들은 “후와 데쓰조(不破哲三)공산당위원장이 가장 돋보였고 다른 당수들은 별로 재미를 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후와위원장은 9분이라는 짧은 토론시간에도 불구하고 원자력사업에 관한 질문으로 집권 자민당 총재인 오부치 게이조(小淵惠三)총리를 쩔쩔매게 만들었다. 오부치총리는 질문의 뜻 자체를 잘 알지 못했다. 후와위원장은 “내 토론점수는 90점은 됐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오부치총리는 후와위원장한테 일격을 받아 창피를 당한 것이 마음에 걸린 듯 토론 후 분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당초 공언했던 것과 달리 야당에 제대로 반론하지 못한 점도 그의 한계로 지적됐다. 오부치총리는 “좀더 공부해야겠다”면서도 “국정의 소소한 부분까지 모두 총리가 알아야한다면 각료나 관료가 무슨 필요가 있는가”라고 반박했다.

하토야마 유키오(鳩山由紀夫)민주당대표는 “반성할 점도 있지만 80점은 됐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토론초반에 “국회의 기능이 무엇인가”라는 등 무의미한 질문을 적잖이 했고 오부치총리를 제대로 몰아붙이지도 못했다. 아사히신문은 “하토야마대표는 제1야당 대표에게 주어진 절호의 기회를 제대로 살리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도이 다카코(土井たかこ)사민당위원장은 “주어진 시간(5분)이 너무 짧아 토론이라고도 할 수 없다”고 불평했다. 그러나 총리에게 국회출석의 중요성을 일깨운 점은 성과로 평가됐다.

일본언론은 이번 토론이 국회기능 활성화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했다. 아사히신문은 사설에서 “토론시간이 너무 짧아 기대 만큼의 깊이는 없었지만 관료의 답변이 횡행해 국정논의기능을 잃어버린 국회를 복권(復權)시킬 수 있는 의미있는 실험”이라고 평가했다.

여야 정당들은 이번 토론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보완해 17일 참의원에서 다시 여야 당수 직접토론을 벌이기로 했다. 특히 내년 1월 정기국회때부터는 1주일에 한번 정도 직접토론을 하기로 했다.

〈도쿄〓권순활특파원〉shkw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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