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스터' 세계 캐릭터시장 석권…95년 게임으로 첫선

  • 입력 1999년 11월 15일 20시 04분


캐릭터 시장엔 2등이 없다. 한 가지 상품이 주도권을 잡으면 다른 수많은 캐릭터들은 시장에서 아예 사라져야 하는 것이 법칙. 올 상반기까지 국내 캐릭터 시장을 휩쓸었던 것은 ‘텔레토비’. 이번에는 ‘포켓몬스터’가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152가지 귀여운 괴물▼

‘포켓몬스터’(주머니 속의 괴물)는 전기 물 불 등 다양한 무기를 가진 152가지의 귀여운 괴물 캐릭터가 등장하는 만화. 95년 게임으로 나온 이후 애니메이션 캐릭터 상품 등으로 만들어져 세계적으로 인기를 누리고 있다. 97년 일본에서 TV로 방영될 당시 화면의 강렬한 빛에 의해 700여명의 어린이가 집단 발작해 더욱 유명해지기도 했다.

▼美서 영화로도 개봉▼

지난해 8월 미국에 진출, 최근 영화로도 개봉된 ‘포켓몬스터’는 올해 비디오 게임 캐릭터 상품 등이 10억달러(약 1조2000억원)어치가 팔렸다. 일본에서는 ‘포켓몬스터’의 시장규모를 4000억엔(약 4조원)으로 추산하고 있다.

SBS TV가 7월 중순부터 방영하고 있는 ‘포켓몬스터’는 10월 어린이 TV만화 시청률 조사에서 1위(서울 21.8%)를 차지했다. 또한 도서출판 대원이 발간한 만화 ‘포켓몬스터 스페셜’ ‘포켓몬스터 전격 피카추’는 교보문고 아동도서부문 판매순위 1위를 지키고 있고, 동화책 ‘포켓몬스터를 찾아라’, 종이접기 놀이책 ‘포켓몬스터와 놀자’도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97년 청소년보호법 파동 이후 만화책을 취급하지 않던 일반 서점에서도 ‘포켓몬스터’ 관련 만화책을 다시 판매하고 있을 정도.

▼95년 게임으로 첫선▼

이 만화의 인기는 신발 인형 식품 등 캐릭터 팬시상품으로 이어지고 있다. ㈜대상은 ‘포켓몬스터 짜장’ ‘포켓몬스터 과일카레’ ‘포켓몬스터 보크라이스’ 등을 개발해 매출이 월 30%나 늘었고, ㈜샤니의 ‘포켓몬스터 빵’은 ‘국찐이빵’ ‘찬호빵’의 인기를 누르고 있다. 세종대 영상만화학과 한창완교수는 “포켓몬스터는 게임 캐릭터가 먼저 개발된 뒤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성공한 경우”라며 “우리도 애니메이션 제작시 무조건 새로운 캐릭터 개발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미 팬시용으로 개발된 국산 캐릭터를 이용한 애니메이션 제작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전승훈기자〉rap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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