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감독 로브 가드너 '反美의 땅' 이란서 이슬람영화 촬영

  • 입력 1999년 11월 17일 20시 10분


미국 영화감독 로브 가드너(53)가 79년 이란의 이슬람 혁명 이후 미국인으로서는 처음으로 이란에서 영화를 찍고 있다.

영화 제목은 ‘이슬람―신앙의 제국’. 이슬람을 주제로 한 영화이기 때문인지 이란 정부는 영화 제작을 위해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지가 16일 전했다. 오히려 미 재무부가 적대국으로 분류돼 있는 이란에 영화 장비 및 제작비를 반출하는 문제를 놓고 고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에미상 다큐멘터리 부문을 수상한 경력이 있는 가드너 감독은 이슬람 선지자 마호메트의 삶과 죽음을 사실적으로 그리기 위해 150명의 이란 배우까지 동원했다. 가드너는 AD 632년 마호메트가 사우디아라비아의 메디나에서 군대를 양성해 메카를 정복한 뒤 이슬람교가 북아프리카 중앙아시아 스페인 등으로 뻗어나가는 과정을 서사적으로 묘사할 계획이다. 이슬람교가 가장 융성했던 16세기 오스만 투르크 제국의 술레이만왕 시대가 영화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가드너는 테헤란에서 남쪽으로 500㎞ 떨어진 바프시를 비롯, 5개 도시를 오가며 촬영을 계속하고 있다. 영화는 내년 가을 미 PBS방송에서 3부작으로 방영될 예정이다.

〈이종훈기자〉taylor55@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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